[디아코니아] 의복을 통한 디아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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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는 인간이 생존해 가는 데 필수적인 기본 요소입니다. 이 중에 옷(衣)은 식(食), 주(住)와 달리 동물에게는 필요없고 인간에게만 필요한 것입니다. 가죽이나 직물로 만들어진 옷은 세월이 흐르면서 분해되어 인류가 언제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는지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옷의 주름 사이에 서식하는 옷니의 유전 혈통을 연구하였습니다. 직물에 서식하는 이는 인간의 두피에 있는 이(머릿니)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 둘의 유전적 간격을 알면 옷의 기원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최소 8만 3천년, 최대 17만년 전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의류용 동물 가죽을 벗기는 도구로 사용한 동물 뼈를 추적하는 것인데 모로코의 대서양 연안에서 약 12만년 전 옷을 만드는 데 쓴 것으로 추정되는 뼈 도구가 발견되었습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몸에 무엇을 걸친 것은 구석기 시대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지중해 연안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동물 가죽옷을 입기 시작했고 그것이 첫 의류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만 5천년전으로 추정하는 레스퓌그의 비너스 상을 보면 옷이 엉덩이 밑에 걸쳐져 있는데 이는 몸을 보호하기보다는 장식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인간이 옷을 착용하는 동기는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뚜렷한 계급의식이 존재했던 전통 사회에서는 신분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옷이었습니다. 성서에서 야곱은 요셉에게 ‘채색옷’을 입힙니다. NIV성경에는 ‘Richly ornamented robe’(화려하게 장식된 옷)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채색옷을 입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별한 사람으로 구별된 요셉은 바로 이런 채색옷을 입었습니다. 

결국 신분의 차이를 시기했던 형제들은 요셉을 죽이고자 합니다. 사실 야곱은 시기하라고 요셉에게 채색옷을 입힌 것은 아닙니다. 요셉이 집안을 이끌만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여 구별한 것입니다. 그러나 옷을 신분의 차이로만 해석한 형제들은 야곱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성서에는 옷을 통해 다른 의미를 보여줍니다. 옷은 가난한 자들에게 가장 소중한 재산입니다. 의복을 빼앗기는 것은 최악에 상태에 빠진 것을 의미합니다. 빚을 져서 옷을 빼앗아도 저녁이 되면 돌려줘야 합니다.(출 22:26) 옷을 가져다가 벗은 자들을 입히라 합니다.(대하 28:15) 과부의 옷은 담보로 잡지 말라 합니다.(신 24:17) 예수님은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 속옷까지 주어라.”(눅 6:29)고 말씀하셨습니다. 옷과 관계된 성서의 가르침은 신분을 구별 짓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디아코니아, 즉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라고 말씀합니다. 여러분은 옷이 날개라고만 바라봅니까? 아니면 옷을 보면서 섬김을 떠오르십니까?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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