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사형제도와 사회계약설
법치주의 사상에 입각한 근대형법학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포이에르하바 (1775-1883)도 사회계약설에서 출발하여 “국가의 목적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있다”고 밝히면서 법과 도덕을 구별하여 범죄는 도덕 위반이 아닌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는 범죄를 권리침해로 파악하며 사형제도를 지지했다.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담보하여 사회계약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게 되면 그것은 한 개인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빈번한 사형에는 반대했지만, 만약 자기를 살해하려는 살인자가 나타난다면 (정당방위에 동의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 살인자가 된 경우에도 ‘사형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러한 사회적 계약에 따라 자기가 살인자가 되어도 마땅히 사형을 받아야 한다면서 사형을 인정했다.
사회계약론은 모든 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존재를 존중하면서 타인의 생명과 재산은 물론 행복까지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서로 이 계약을 지킬 때 평화와 자유가 주어지는 공존의 사회가 보장된다.
나. 사형제도를 옹호한 종교인들
중세 스콜라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악인은 야수보다 악하고 유해하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악이긴 하지만 범죄인을 죽이는 것은 야수를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한 것”이라면서 사형제도를 옹호했다.
교황 이노첸시오 8세(1484~1492 재위)는 즉위하자마자 ‘마녀 교서’를 발표했다. 이 교서에서 교황은 독일이 이단자나 요술사의 횡행을 우려하여 주교나 제후에게 해악의 근절을 지시했다. 도미니크 수도사 하이리히 인스티토리스와 야콥 슈프랭거는 1487년 『마녀에 대한 철추』라는 책을 썼는데, 이후 르네상스 시대 이래 종교재판에서 마녀를 단죄하는 지침서가 되었다.
마녀재판은 루터와 칼뱅 같은 종교개혁자들도 지지했다. 루터(1483~1546)는 악마가 마녀에게서 자식을 낳을 수 있다고 했으며, 칼뱅(1509~1564)은 국가는 신의 면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모든 요술사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설교했다. 종교개혁자들도 이단에 대한 심판을 명분 삼아 마녀재판을 지지한 것이다.
김성기 목사 <세계로교회>
한국교도소선교협의회 대표회장
법무부 사)새희망교화센터 이사장
대한민국새희망운동본부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