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가정 생활과 인간관계

Google+ LinkedIn Katalk +

5월은 아카시아 꽃을 즐기는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나는 조금 더 확대하여 ‘인간관계 강조의 달’이라 하고 싶다. 어린이날(5.5), 어버이날(5.8), 청소년의날(5.15), 스승의날(5.15), 부부의날(5.21)이 있고 2023년은 석가탄일(5.27), 성령강림절(5.28)까지 합해 정말로 인륜지간의 모든 것(부자, 부부, 사제, 청소년)이 밀집돼있는 절기이다. 하늘의 복과 땅의 복, 시절의 복과 인간의 복이 총합되어 있다. 성경으로는 시편 128편도 가정 내 인간관계의 집합장이다. ① “복 되어라,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 네 손으로 일하여 그것을 먹으니, 그것이 네 복이며 너의 행복이다. 너의 집 안방의 네 아내는, 포도알 푸짐한 포도나무같고, 밥상에 들러 앉은 네 자식들은 올리브나무의 햇순과 같구나! 보아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렇게 복을 받으리라/ 여호와께서 네 평생 모든 나날을 시온으로부터 축복하시어, 예루살렘의 번영을 바라다보며, 아들 손자 많이 보게 하여 주시기를!, 이스라엘에 평화있으라!”(시 128편). 가정경제의 풍요, 부부간 애정, 부귀와 자녀의 풍요, 신앙적 축복, 자식과 손자의 번영, 세대계승 등이 조목조목 언급되어있다.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이만큼 누리면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이다. ② “어린이들만큼/ 푸른 하늘과/ 고운 웃음이 어디있으랴// 변해가는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해맑은 순수/ 온누리 가득한/ 일체의 평화로움이 어디에 있으랴//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이요/ 나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생// 모두 뒤얽힌 날들 속에/ 그 옛날/ 어린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바라보면/ 다시 환한 또 하나의 행복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어린날들만큼/ 꿈많은 봄같은 계절이 어디에 있으랴/ 그 사랑스런 눈빛/ 아름다움이 또한 어디에 있으랴”(나명옥/오늘은 어린이날). ③ “당신과 같은 주소를 갖고 싶었습니다/ 기다림 밴 맑은 물, 하얀 쌀을 씻으며/ 밤이면 내게 돌아올 당신을 기다리고 싶었습니다/ 왠지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당신과 같은 열쇠를 사용하면 닫힌 열쇠구멍 속에/ 우리만의 천국을 이루고, 지쳐있는 하루의 끝엔/ 둥근 당신의 팔을 베고/ 그대 숨소리 들으며 잠들고 싶었습니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하나를 둘로 나누는 것보다 어렵고/ 두 외길이 한 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고통과 아픔이 따름을 알면서도/ 내 이 길을 선택함은/ 당신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타냐고/결혼축시). 부부관계는 바늘과 실 같고 2인 3각 경기 같고, 멍에를 같이 멘 소와 같다. 정말로 和而不同의 상징이어야 한다. 둘이면서 하나인 신비 그 자체다. ④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 둘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 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 둘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수만 있다면”(정희성/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옛날 제주도에 귀양가서 위리안치(圍籬安置) 된 스승 추사 김정희와 그를 끝까지 섬기며 사제의 우의를 지킨 제자 역관 이상적의 정분을 상징하는 세한도(歲寒圖)의 역사를 들어보자. ⑤“파도에 실려온/ 만리 밖의 문장을// 탱자나무 울타리 안에서 읽는다/ 눈길 행간에 휘몰아치는 바람/ 계절을 놓아/ 송백(松柏)은 뼈까지 푸른가/ 핏 빛 가지 살갗에 어지러운데/ 동그라미 창이/ 문자향으로 열린다// 구름 밖으로 두루마리 펼치는 세한(歲寒)/ 붓털은 자유로워/ 그리움에 먹을 갈아 집 한 채 지었다/ 소나무 뿌리 깊어/ 가지는 굽어지는데/ 여백에 핀/ 서로 잊지 말라는 붉은 낙관/ 겨워하는 이가/ 우선 한사람 뿐일까?”(유정남/세한도). 당대의 선비요, 정치가인 추사는 제자 이상적에게 세한도를 그려주며 자신의 발문과 16명의 중국학자가 쓴 찬사를 덧붙였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