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대전 「동학사(東鶴寺) 프리웨이」

Google+ LinkedIn Katalk +

대전에서 공주 방향으로 가다보면 동학사로 갈라지는 ‘박정자’ 삼거리가 있다. 이 삼거리에 붙여진 이름 “박정자”는 옛날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이 여기에 느티나무 묘목을 심었는데, 그 나무가 크게 자라 그 나무 그늘에서 사람들이 휴식도 취하고 장기나 바둑 같은 도락을 즐기기도 하여 마치 정자(亭子)처럼 쓰이게 되자 그 인근을 “박씨댁 정자”라는 말을 줄여서 “박정자(朴亭子)”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박정자 삼거리에서 유성 방향이나, 동학사 방향이나, 공주 방향으로 진입하자면 일일이 신호를 받아야만 그곳을 통과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대전 쪽에서 동학사로 이어지는 진입로를 공중으로 비스듬히 뻗어 올려 좌측으로 휘어진 ‘입체교차로’가 생기면서 신호를 받지 않고 동학사로 바로 들어갈 수 있으니 그토록 복잡하던 박정자 삼거리의 교통이 사통팔달(四通八達)로 훤히 뚫려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의 기분을 사뭇 상쾌하게 해준다. 

영어의 “하이웨이[highway]”라는 말은 우리말의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말로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만든 넓고 평탄한 도로”를 가리킨다. 그런데 유독 미국 서부의 고속도로에는 “프리웨이[freeway]”라는 별칭(別稱)이 붙는다. 전에 미국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원래 「프리웨이」의 의미는 “입체교차로를 설치하거나 중앙분리대와 방향 분리 등으로 교통상의 장애를 없앤 자동차 전용도로”를 의미하는 것인데, 미국 서부의 고속도로를 “프리웨이[freeway]”로 부르는 이유는 두 가지가 “프리(free=공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나는 ‘입체교차로’이니 당연히 “free of signal(신호가 없음)”이고 다른 하나는 “free of charge(요금이 없음)”라고 한다.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부지역의 고속도로는 모두 요금을 징수하므로 “프리웨이”가 아니고 단순히 “하이웨이”라 부른다고 했다. 

최근에 친지와 동학사를 방문하여 점심을 함께 한 일이 있는데 그 진입로의 상황이 옛날에 비교하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끼게 한다. 미국 친구의 설명대로 “신호도 받지 않고(free of signal)” “요금도 받지 않으니(free of charge)” 이 도로가 바로 “프리웨이”가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박정자 삼거리”에 「동학사 프리웨이」라는 이름을 붙여본 것이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 후루시쵸프(1894~ 1971)가 1961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가 미국을 떠날 때, 미국 기자 한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이번 미국 방문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후루시쵸프는 대답하기를 “미국에 와서 보니 탐이 나는 것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프리웨이」이고 다른 하나는 「재클린 여사」입니다”라고 말해서 전 세계를 웃긴 일이 있었다. 

근년에 도서출판 《예수전도단》에서 「우선멈춤」이라는 책과 「프리웨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박해영 선교사가 우리의 관심을 끈다. 박해영 선교사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성령의 강력한 임재를 경험한 후, 선교사의 삶을 선택하였다. 4대째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선교사 사명을 받은 후, 지난 32년간 스페인, 몽골, 터키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하며 「토착민 교회」를 설립, 교육 및 선교와 지역사회 개발에 공헌했다. 그는 미국 하와이 「열방대학」, 「풀러신학교」, 「월드미션대학교」에서 선교학을 공부하였으며 가족으로는 아내이자 동역자인 김미원 선교사와 슬하에 두 딸이 있다. 

그의 저서의 제목 그대로 “우선멈춤”의 시간을 지나 “프리웨이”를 달리는 박해영 선교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는 한 사람의 구원받지 못한 영혼이 있는 곳이라면 황무지라도 달려갔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토착민 교회”를 세우는 일에 앞장섰다. 주님께서 “멈추라” 하실 때 그는 멈추었고 “가라” 하실 때 그는 달려갔다. 

박 선교사는 ‘행동하는 삶’을 “프리웨이”로 소개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간을 만났을 때 고속도로를 달리듯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행함의 길”을 가리킨다. 그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도 함께 달리고 싶어진다. 하나님의 “프리웨이”를 달리지 못하는 많은 이들을 격려하는 그의 권면의 메시지가 참으로 귀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