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교회 목사를 넘어 지역사회 목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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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은 필자의 교회가 창립한 지 71주년이 되는 해다. 따라서 이 한 달 동안은 우리는 ‘교회 창립 71주년 생명의 강물 프로젝트’로 주말 토요일에는 교회가 속한 대덕구청과 협업하여 ‘사랑의 집수리 사역’을 하기로 했다. 교회에서 1,000만 원이라는 큰돈을 구청에 위탁하고 교회의 봉사자들이 나가 취약한 지역 주민의 삶을 직접 도와주는 일은 전례에 없었다. 인테리어업을 전문으로 하는 교인이 자원하고 자원봉사를 희망한 분들이 이제는 교회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덥고 비가 많은 7월에 웬 봉사활동? 시원한 가을에 하면 안 돼? 우리는 한 푼을 아껴 헌금했는데 1,000만 원이나 되는 큰돈을 그렇게 써도 돼? 이건 교회에서 흔히 쓰는 말로 ‘마귀의 계략’이라고 생각하고 양들을 이끄는 교회의 목자가 교회 창립을 맞아 목표를 세우고 지팡이를 들었으면 그 지팡이의 방향을 따라 기쁨으로 ‘사랑의 집수리 운동’에 동참하는 일은 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또한, 창립 월 셋째 주일에는 적십자사의 헌혈 버스가 교회에 와 있으니 이 ‘생명 살림 헌혈’ 에도 많이 동참하는 것도 귀한 일이다. 

교회의 개척, 교회 성장, 전도왕 배출, 성경 필사, 진학 및 취직을 위한 철야 기도회 등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들에 앞서 주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세상에 육신을 입고 오신 예수님이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고난받고 돌아가신 후 부활하여 다시 오셔서 오순절에 성령을 부어주시고 각 나라에 흩어져 나아가 주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한 것처럼 교회의 사명은 모여서 성령을 받고 흩어져 세상에 나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인이 하나님과 동행하여 순종하는 삶을 살며 그 은혜를 누리고 살았으면 이제는 섬기는 삶, 즉 생명의 강물을 세상에 흘려 내려보내야 지상에서 함께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천국의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교인들이 죽어서 천국에 가고 하나님께 상 받는 꿈을 꾸러 교회에 나오지 않고 교회에서 말씀으로 양육을 받으면 마치 향수 공장에서 일하는 일꾼처럼 가정이나 직장에 나가면 그 몸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2:15)를 내는 그런 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혼돈과 명예, 거짓, 권력, 소유욕으로 아우성치는 세상에서 천국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여 주께서 맡기신 소명을 다하는 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목사도 세상에 나가 ‘내 교회의 목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 모두의 목사가 되었으면 한다. 또 교인 하나하나가 지역사회의 어려운 사람을 찾아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육으로는 살아 있으나 영으로는 죽어 있는 영혼을 살리고 이 지상에서 함께 천국 백성으로 사는, 천국을 이 지상에서 체험하며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오승재 장로

<오정교회•한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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