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을 보내면서 우리는 해방이라는 말을 여러 번 입에 올려왔다. 해방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억압하거나 가두었던 것을 풀어놓음’이다. 일제에서의 해방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해방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이나 질병으로 부터의 해방이 그 예가 된다. 궁극적으로는 ‘죄와 저주, 명망’으로부터 해방되어 구원에 이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언급하는 것 이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의 압제로부터 풀려난 출애굽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땅으로 향한 노정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430년간(실제로는 250~300년 정도)의 노예와 같은 생활을 끝내고 수많은 무리(장정만 60만이었고 여자와 아이들, 또 허다한 잡족까지 함께 했으므로 전체 무리는 200만이 넘었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다)가 지도나 내비게이션의 도움도 없이 나선 길이었다.
그런 해방의 기쁨도 잠시, 그들 앞에 놓인 현실은 가혹하리만큼 엄중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길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광야 길이었던 것이다. 그 길은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결코 갈 수 없는 길이었다. 훨씬 가깝고 편한 지중해 해변의 블레셋 사람들의 길을 두고 하나님은 그들을 광야 길로 인도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셨다.
그 대신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뜨거운 햇볕을 가리시며 그들을 인도하셨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광야의 추위에서 그들을 보호하시면서 갈 길을 밝혀주셨다. 밤낮 가리지 않고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여기에 드러났다.
오늘 우리의 인생길도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고 광야길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라 비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왜 주님 모시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길을 넓고 평탄한 길로만 가게 하지 않으시고 수많은 질고와 난관들을 헤치고 넘어야만 하는 길로 가게 하실까? 역시 우리가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살 수 없음을 알게 하시려는 은혜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아무리 험한 광야길이라도 하나님의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우리를 지키시고 인도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매 10년마다 심장박동기(pacemaker)를 교체하며 살아왔는데 지난 6월 말에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해서 네 번째로 새로운 페이스메이커로 바꾸는 시술을 잘 했다. 그때, 폐에 물이 찬 것을 발견하고 결국 ‘폐암 4기 말’ 판정을 받았다. 그때부터 항암 치료를 시작하여 약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항암 치료를 하다가 먹는 약을 가지고 퇴원해서 며칠 동안 집에서 지내다가 하나님이 미리 준비해 주신 곳으로 왔다. 마침 오랫동안 준비해서 새로운 빌딩을 짓고 이전한 ‘이레정형외과의원’에 입원했다. 여기는 더라이트미션 사무실을 마련해 주셨고 가장 좋은 병실에 입원시켜 주셔서 감사함으로 치료받으면 모든 질병에서 완전 해방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것이다. 평소에 ‘나는 죽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어려서부터 ‘주의 뜻이면’ 살기도 하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믿고 살았다.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인생길은 광야길이다. 본래 광야에는 길이 없다. 먹을 것도 없다. 그래서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아시고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믿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의 광야 길에는 항상 주님께서 함께해주셨다. 때로는 물 위로 걸어가는 것 같이 아슬아슬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단 한 번도 잠시라도 주님이 나의 손을 놓지 않으셨기에 오늘도 전과 같이 해방과 인도하심을 따라 감사한다.
이광순 목사
< The Light Mission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