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평전] 북극(해) 이야기 – 동・서양간의 항로 단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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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北極海)는 창세(創世)이래 러시아, 노르웨이, 캐나다 등의 대륙과 알래스카 등 북미(北美) 대륙으로 둘러싸여 있고 강추위로 얼어붙어 버린 억겁의 얼음바다다. 이 얼음바다가 21C 들어 세계 모든 국가의 뜨거운 관심으로 요동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두껍게 얼어붙은 빙해(氷海)가 녹으면서 드러난 새로운 바닷길(항로) 때문이다.  북극항로의 가장 큰 기능은 1차적으로 유럽지역과 극동지역의 항해 거리를 3분의 1 이상 단축시킬 수 있고, 2차적으로는 북극일대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천연가스 등을 개발할 수 있는 데 있다. 부산항을 출발한 배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으로 항해할 때 남중국해-말라카 해협-인도양을 거쳐 항해하면 24일 동안 2만100km를 항해해야 하지만, 시베리아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 태평양을 잇는 북극항로(北極航路)로 항해하면 14일이면 충분하다. 운항거리가 1만 2,700km 정도로 단축되어 거의 32% 가까이 감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지구 온난화와 관계 없이 쇄빙선(碎氷船) 인도로 운항이 가능해졌다.

두 번째 이유는 북극해에는 수산자원이 많고 지구상에서 아직까지 미발견된 천연가스의 30%, 석유 13% 정도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지역은 여타 중요 광물자원(鑛物資源)들도 풍부하여 그 경제적 가치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인류 문명 발전사를 볼 때 새로운 길(항로)은 항상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새로운 북극항로는 동서양간의 화물과 여객의 폭발적인 증가를 해결할 마지막 남은 해양실크로드이다.

여기에서 유념할 것은 남극은 1959년 체결된 남극조약에 따라 어느 국가에도 속(屬)하지 않은 땅이지만 북극지역과 북극바다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인접한 8개 국가의 영토(領土) 및 영해(領海)라는 것이다. 이들 8개국은 소위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회원국으로서 북극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행사한다.

그러나 북극해 비회원국들도 북극자원개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극점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는 그린란드 최북단 시리우스 파세트 지역으로, 북극점에서 불과 8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시리우스 파세트를 비롯한 그린란드 북쪽 지역의 넓이는 남한 전체와 비슷하며 많은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덴마크의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2009년 덴마크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한 이후 해외 자원채굴 업체들과 연계해 독자적으로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를 한발 앞서 내다본 호주의 해양자원채굴 전문기업 아이언바크는 2011년부터 그린란드 자치정부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 자원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시리우스 파세트에서 동쪽으로 190km 떨어진 북극해 인근 지역에 납과 아연이 대량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침내 아이언바크사는 2016년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30년 채굴권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북극지역 개발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09년부터 북극지역이 중국과 유라시아・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를 각각 고속철로 연결하는 전략, 소위 북극공정(北極工程)을 추진 하고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중국은 중국고속철도망이 모든 북극지역의 해양으로 연결되어 통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2013년 5월 북극이사회 영구 옵서버 진출국이 되었다. 북극(해) 정책 기본계획, 쇄빙선 투입으로 북극항로 활성화 방안 등 관련 계획들을  수립하여 발표하는 등 국가 차원의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결과 영구 옵서버 회원국이 되었다. 우리 한국은 세계 제1의 쇄빙선(碎氷船)건조국이다. 한국의 쇄빙선은 극한(極寒) 북극의 두꺼운 얼음도 부수고 일반 화물선이 항해할 수 있도록 항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특수 첨단선박이다. 그리고 북극항로는 결국 한국의 동해(東海)를 거쳐야 남중국해 등으로 최단거리로 연결되기 때문에 북극해 이사국들은 한국을 특별대우 하고 있다. 북극 항로상에 위치한 한국 동남 항만들(부산, 울산과 속초, 포항 등)은 북극해 환경변화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모든 역할을 제공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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