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너희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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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022년 9월 6일 새벽은 태풍 ‘힌남노’의 습격으로 포항의 남부지역이 재앙과 같은 엄청난 피해를 입은 날이다. 순식간에 차오른 물로 주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고 오로지 하나 황토색의 범람한 물로 가득한 세상, ‘그래 이 정도면 노아 홍수도 누구든지 믿을 수 있을 거야’ 할 지경이었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 송동리에 세워져 내년이면 70주년을 맞이하는 포항송동교회 역시 밀려드는 홍수로 인하여 교회 마당이 1미터가 넘게 침수되고, 지하 교육관 120평은 누런 황토물로 채워져 보이는 것이라고는 누런 진흙탕물과 둥둥 떠다니는 집기들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비가 그치고 갇혔던 물이 빠져나간 교회 마당은 온갖 쓰레기와 10cm 이상 쌓인 진흙밭이 되었다. 장로님과 성도들이 교회가 걱정이 되어 나왔고 급하게 양수기 3대를 설치하여 지하교육관을 채우고 있는 물을 퍼내면서 마당의 진흙을 다 씻어낼 수 있었다. 

그때서야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집, 교육관에 물을 가득 담아두신 이유가 있으셨던 것이다. 그 큰 홍수 속에 교회라고 홍수는 피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홍수를 통해서 담아주신 그 물로 마당을 씻을 수 있게 하셨고, 그 결과, 마당이 깨끗한 곳은 한동안 우리 교회 뿐이었다.

그 다음 날부터 우리 교회 마당에 ‘희망브릿지 세탁차’가 들어와 세탁봉사를 하고, 각 가전회사의 서비스 센터가 자리를 잡고, 해병대와 봉사자들의 집결장소가 되어 지역을 섬기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이사야 40장 1절의 말씀을 통해서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붙잡고 ‘힌남노’로 인하여 가재도구며 집안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웃의 아픔 앞에 우리 교회는 무엇으로 이웃이 될 수 있는지 기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의 지하교육관 홍수피해 복구는 뒤로 미루고 지역과 이웃을 위하여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이 ‘수재민 이웃을 위한 무료나눔 번개시장’이었다. 우리 성도들이 손수 준비한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따뜻한 국수와 사랑의 붕어빵으로 섬기고, 누구든지 와서 마음껏 원하는 물품을 가져갈 수 있는 ‘무료나눔 번개시장’을 열게 되었다.

우리 성도들과 이 소식을 들은 많은 교회와 사람들의 협력으로 사랑의 물품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었고, 그것으로 두 번의 ‘무료나눔 번개시장’을 열어 이웃을 섬겼다. 그런데 두 번째 ‘무료나눔 번개시장’에 오셨던 한 분이 “목사님, 이제 곧 도시락 나눔이 끊어지면 밥을 해먹어야 하는데 쌀이 없습니다. 쌀 주세요” 하신 말씀이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세 번째로 기도하며 준비한 ‘무료 쌀 나눔 행사’를 통하여 460포의 쌀로 이웃들의 빈 마음, 빈 쌀독을 채워 드릴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에 그저 믿음으로 순종하였을 뿐이었는데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여 주셔서 우리 포항송동교회가 위대한 일, 기적의 일, 주님의 일을 하게 하셨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 큰 일을 행하신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 포항송동교회를 태풍의 아픔 속에서 높여 주신 하나님, 참된 이웃이 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박희영 목사

<포항송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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