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조언을 해주거나 또는 조언을 구해야 할 때가 생깁니다. 조언은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주어서 도움을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언을 해 준다는 것이 본의 아니게 지적을 하는 잔소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언은 지나치게 이것저것 짚어주기보다는 상대방이 참조해 생각을 정리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가 좋습니다. 조언을 구하는 상대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해 주면서 진심을 담아 조언을 해준다면 그 마음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조언을 구할 때는 조언을 해주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이를 적극 수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조언을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조언을 해줄 때와 구할 때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이드로라는 사람은 모세의 장인으로 성서에는 짧게 기록되어 있지만 모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하루는 이드로가 모세의 하는 일을 지켜보는데 긴 줄의 행렬이 모세 한 사람을 만나보기 위하여 끊이지 않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드로가 이 일이 어찌된 일인지를 묻게 되고, 모든 백성들이 하나님께 물으려고 모세를 찾아오고 있음을 듣게 됩니다. 이드로는 모세 혼자서 재판장과 말씀을 가르치는 역할 뿐 아니라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재하는 일까지 모두 담당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조언합니다. 비능률적이며, 효율성이 없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드로는 능력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 그들이 백성을 재판하게 하고, 그들이 해결할 수 없는 큰 일들만 모세에게 가져오도록 조언을 해주었습니다(출 18:21-22). 모세는 장인의 조언을 따라 실천하였습니다.
내 의견만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배우려는 태도를 기르며, 지혜와 자원들을 십분 활용하는 자세를 길러야 합니다. 기독교인들이 흔히 가지기 쉬운, 마치 기독교인들만이 세상 문제에 대한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는(영적인 구원의 문제는 절대적으로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착각과 편협적인 한계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듣는 마음’ 주시기를 구했던 솔로몬처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세상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을 포용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디아코노스, 섬기는 자로서 세상의 합리적인 충고를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함과 그것을 지혜롭게 수용할 수 있는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