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평전] 북극(해) 이야기 – 미·중 패권갈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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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는 ‘새로운 길은 새로운 세상을 창출했음’을 말하고 있다. 18세기 대서양 신항로(新航路)는 영국에게 1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되게 했으며, 해가 지지 않는 해양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했고 동양에서는 맨 먼저 일본이 해양국으로 등장해 동양을 제패하게 했다. 아! 그런데 우리 조선은 중국을 따라한다는 모화 만절필동(慕華 萬折必東)적인 해금(海禁) 정책으로 해외를 전혀 모르는 나라가 되어 결국 일본에 멸망당했다.

21세기! 바야흐로 새로운 북극항로가 개척되고 있다. 2018년까지는 북극항로 운항이 가능한 7월에서 11월까지 2,000만여 톤이 운송되었다. 그런데 2025년엔 8,000만 톤, 2030년엔 1억 톤 이상으로 폭증될 전망이다. 겨울 동빙(凍氷)때도 쇄빙선이 항로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마침내 중국은 북극항로를 일대일로(육상 비단길+바닷길) 전략에 포함시켰다. 새로운 길 북극항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품운송 물동량 증가는 물론 북극의 이색적 풍광을 보려는 사람들의 관광 수요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임을 감안했다. 북극항로 주변에 매장된 엄청난 규모의 다양한 자원이 인류에게 또 한 번의 대패러다임이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항로는 러시아 영해를 통과해야 한다. 러시아 수상 푸틴은 쇄빙선(碎氷船)을 투입, 북극해를 아예 연중 운항이 가능한 뱃길로 만들어 북극해양강국을 노리는 계획을 세웠다. 북극권에서 나오는 희귀 천연자원의 수송 루트를 전략적으로 확보하고, 미국과 북극 패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서쪽의 카라 해협에서 동쪽 추코트카 지역까지 이어지는 5,600여㎞의 얼음 바닷길인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북극에서는 매년 남한 면적(10만㎢)에 육박하는 크기(7만8500㎢)의 해빙(海氷·바다에 뜬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참고: 남극에서도 가로·세로·높이가 100m인 얼음 덩어리 400여 개만큼이 매일 없어지고 있다.)

북극항로는 경제적 효과도 중요하지만, 국가 안보(安保) 차원에서 그 중요도가 점증하고 있다. 유사시 남방쪽 바닷길의 대체항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극항로는 한국에 가장 큰 카드를 쥐어준다. 미·중 전략 경쟁 격화로 만약 남지나해(남중국해) 해상수송(海上輸送)이 원활하지 못하면 한국은 북극항로를 카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중국도 북극항로를 활용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동해바다와 남해바다를 통과해야 되는 것이다. 즉 한국의 포항, 울산, 부산 등 한국의 동남쪽 앞바다를 통과해야 한다.

요컨대 중국은, 북극항로를 이용하고자 할 때 만약의 경우 한국에 의해 차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해정학(地海政學)적인 여건으로 중국은 한국의 동의없는 과도한 패권적 행위는 못하게 된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중국은 북극해 일대의 신(新)냉전 북극해 패권구도를 가속화하면서 치열한 자원 및 안보 경쟁을 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해 사실상 영토 확장에 나선 것처럼 북극해에서도 중국이 바위섬 등에 군사시설을 설치해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쇄빙선, 위성, 무인기(드론), 무인 선박 등을 통해 북극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3대의 쇄빙선을 동원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했다. 올해 중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최근에 정찰 및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고 핵추진 쇄빙선(碎氷船) ‘쉐룽 2호’가 북극해 과학 연구를 위해 상하이에서 출항했음을 공공연하게 발표했다. 

또한 중국은 북극해에서 러시아와의 연합 군사훈련도 진행했다.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난창급 구축함은 러시아 군함과 함께 미 알래스카주 인근 ‘알류샨열도’ 부근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였다. 난창급 구축함은 100여 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식 구축함이다. 세계각국은 바다에서 끝없이 대립하고 경쟁하면서 살아야 되는 것 같다.

*미국의 쇄빙선 / 사진출처:동아일보 / 중국의 쇄빙선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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