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참 익숙한 용어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과 함께 이 땅에 임했지만, 종말론적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나라이다. 이를 신학적으로는 ‘이미’와 ‘아직 아니’로 표현한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통해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미리 보이며 가르쳐 주셨는데, 그 나라는 우리가 가진 세상적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의 나라와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하나님의 나라와 하늘나라(천국)를 같은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
예수님은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해 하늘나라의 확장에 관해 가르치셨는데(마태13:31-33절), 겨자씨는 모든 씨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풀 중에서는 가장 크고,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들 속에 보금자리를 꾸민다고 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비록 처음에는 작게 시작되었지만 자라면 매우 커져서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예수님은 이어서 또 그와 유사한 비유를 말씀하셨는데,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그것이 그 전체를 발효시켰다고 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큰 운동력이 있고 감화력이 있어서, 일견 작게 보일지라도 결국은 그것이 인간사회 전체에게 감화와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하늘나라를 겨자씨로 비유한 것은 그것이 커진다는 것이고, 누룩에다 비긴 것은 그 침투력과 고도의 감화력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예수님이 오셔서 시작한 하나님의 나라 운동은 처음에는 적은 수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겨자씨처럼 자라고, 누룩처럼 강한 영향력으로 전 세계를 감화시켜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 확장은 그것이 하나님의 뜻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그 일을 주관하여 이끌어가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일의 과정에 사람을 참여시켜 협력하게 하신다. 신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고 계신지를 알 수 있는데, 필요한 때에 필요한 사람을 불러 일하셨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 확장에 협력하도록 부름을 받은 구별된 사람들이다. 우리가 배워 아는 대로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곳이고, 하나님의 다스림에 순종하여 따르는 자들이 참여하여 있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하나님의 나라 확장은 하나님께 속하여 하나님의 다스림에 순종하는 자의 수를 더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일에 하나님이 우리를 참여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속해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가 많아지고 하나님의 뜻이 널리 퍼져나가도록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서 드러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좋은 면들이 보여야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그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다툼과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바울과 바나바와 같이 신실한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행15:38-40절). 그러나 그들의 행위가 분열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제 우리는 전에 우리를 혼란하게 했던 여러 생각들을 잘 정리하여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한 선한 도구들이 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이홍술 목사
<평화로운교회·직전 총회규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