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말 한마디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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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은 교회의 사모님이 너무나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교인들과의 교제가 없었다. 작은 교회이기에 교인수가 적은 것은 물론 교역자가 적어 비공식적으로 교역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도 교인들과의 접촉이 너무나 없는 것이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고자 담임목사님이 때로는 교인 심방에 사모님을 동반하는 일이 있었다. 남편도 없이 홀로 사시는 초로의 권사님의 집을 심방할 때에 동행했다. 간단하게 예배를 드리고 준비된 다과를 들면서 잠시 한담을 하면서 집안을 둘러보았다. 비록 단칸방이었지만 평소 깐깐한 성격을 보여주듯 깨끗하게 정돈된 방이었다. 이 사모님은 방을 둘러보았지만 별로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었지만, 무엇이든 칭찬의 말을 하고 싶었다. 

마침 식탁 위에는 손으로 직접 만든 예쁜 책상보가 있었다. 누가 만들었느냐는 사모님의 질문에 권사님은 자신이 만들었다고 수줍게 대답했다. 여기에서 대화가 통해 꽤 많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사모님은 조금은 과분할 정도로 칭찬을 이어가면서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다음주일에 교회에서 만난 권사님은 심방해주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바로 그 탁자보를 갖고 와서 조심스럽게 사모님께 이를 건넸다. 제대로 대접도 못했는데 이렇게 책상보를 칭찬해주시니 고맙다는 말과 함께 선물로 갖고 왔다고 수줍게 말을 했다. 

물론 사모님은 그러지 말라고 사양했지만 이 권사님의 성의가 너무나 간절하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받기로 했다. 이렇게 이 일은 작은 미담으로 끝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 권사님이 잘 아는 교인에게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파문으로 번졌다. ‘사모님이 어렵게 사는 권사님의 책상보를 탐내어 선물로 받았다. 너무도 탐욕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악담이 붙어서. 사실 권사님이 이 책상보를 갖고 왔을 때에 사모님은 정중하게 거절했으나, 책상보를 깨끗하게 세탁해서 갖고 온 권사님의 강권으로, 마음만 받겠다고 사양했지만 너무나 간절하게 말하는 권사님의 뜻을 거절할 수가 없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았는데 이 일이 이렇게 커진 것이었다. 권사님은 이 일을 가까운 교인에게 가볍게 이야기 했는데, 남의 얘기를 좋아하는 이 교인이 가볍게 다른 교인에게 말함으로 이제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소문이 나쁜 방향으로 커지면서 마치 ‘사모님이 가난한 교인에게도 탐욕스런 마음을 보였다’라는 괴담이 온 교회에 퍼지면서 꽤나 큰 소동이 벌어졌다. 자세한 내용이 파악되어 진정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 사이에 사모님의 상한 마음이 치유되기에는 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좋게 해결이 되었다.

 동물 중에 웃고 말을 할 수 있는 동물은 사람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이 특권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왕왕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오용해 남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남을 칭찬하기보다는 흉을 보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연못에 있는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면 그 사람은 단순한 장난이지만, 이를 맞는 개구리에게는 때로는 생명을 잃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 어떤 독보다도 더 무서울 수가 있는 현실을 우리는 많이 경험하게 된다. 말 한마디의 위력을 항상 기억하고 우리가 생활하는 공동체에서, 남을 위로하고 칭찬하는 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옳은 말 백마디 보다 좋은 말 한마디가 낫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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