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에서 순례자로 바뀌는 첫 발걸음
한국순례길(이사장 박상은 장로)과 영파선교회(대표 박재천 목사)는 지난 11월 10일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서울근대기독교 역사문화자원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서울특별시 후원으로 개최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지난 11월 5일 베트남 다낭에서 의료선교 일정 중 별세한 한국순례길 이사장 박상은 장로(안양샘병원 의료원장)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순례길 장정화 기획국장의 사회로 정동제일교회 천영태 목사가 인사, 영파선교회 대표회 박재천 목사가 ‘크로스 로드 케이코리아-십자의 길 한국순례길’이란 제목으로 현시 낭독, 한국순례길 임병진 상임이사가 한국순례길에 대해 소개했다.
심포지엄은 대신대학교 전재규 명예총장이 ‘청라정신과 대구 경북 근대역사문화’라는 주제로 대구지역 사례를, 조선대 길종원 교수가 ‘광주 근대 기독교 역사문화지원’이라는 주제로 광주사례를, 한국순례길 장정화 기획국장이 ‘서울의 근대 기독교역사문화자원 현황과 현실’ 이라는 주제로 서울지역 현황을 발표했다.
이어 토론에는 목포대 조경학과 김농오 명예교수가 ‘근대 기독교 역사문화자원 활성화를 위한 제언’, 선교사묘원안내 신익현 팀장이 ‘양화진 선교사묘원을 소개하며’,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이종전 석좌교수가 ‘서울 근대 기독교 역사문화자원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 평택대학교 신학과 황훈식 교수가 ‘기독교 근대문화 활성화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했다.
이종전 박사는 “경제적 성장과 함께 문화적인 욕구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필요로 하게 되어 여행은 현대인에게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인간의 본능적 욕구는 물론 종합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변화되고 있다”며, “단순한 여행에서 역사, 문학, 영화, 지리, 자연, 문화 현장을 찾아서 배움과 더불어 과정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기를 원하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가와 지자체를 비롯해서 문화원과 문화단체들은 이러한 시민적 욕구를 충족시켜줄수 있는 개발을 해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선교사들과 기독교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남다른 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신앙의 유산을 일반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의식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여행과 걷기 열풍은 우리나라 각 지역에 온갖 이름을 가진 길을 조성하게 했지만, 수요와 요청으로 인해 경쟁적으로 만들었기에 제대로 관리,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순례길 조성과 그 길에 남겨진 유산들과 관련한 사실에 충실한 스토리 개발,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길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한편, 한국순례길은 천혜의 자연, 종교적 자원, 역사적 유적이 어우러진 길을 조성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지난 1월 창립됐다. 지난 5일 베트남 의료선교 일정 중 별세한 박상원 안양샘병원 의료원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박 원장은 한국순례길 이사장을 비롯해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석과교수, 한국로잔위원회 부의장으로 섬겼다.
고인이 되기 전 이사장 박상은 장로는 ‘심포지엄을 개최하며’라는 발간사를 통해 “서울의 근대 기독교 유적문화를 제대로 가꾸지 못한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후배로서 선조들께 최송하고 다음 세대의 후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며, “한국순례길이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갖는 첫 심포지엄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루어지는 기독교문화유산 찾기운동이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네트워킹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 이후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지쳐있고 소진된 우리 모두에게 힐링의 기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방랑자에서 순례자로 바뀌는 첫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충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