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돈 노우(you don’t know)는 영화로 보는 북한인권보고서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에는 탈북작가 이영주, 영국에서 북한운동가로 활동중인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 이웅길 새터민과 운지대표 TV조선 ‘애정통일 남남북녀 시즌2’의 한예진, 그리고 연세대 박사과정의 김명희가 출연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탈북민이며 인신매매, 매매혼, 사이버성매매, 성폭력, 노동착취, 강제 북송, 고문과 구타, 강제 낙태 등 북한과 중국에서 경험하거나 목격한 참혹한 진실을 증언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북한인권영화는 주로 탈북민의 탈출과 정착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내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들 영화는 탈북민의 고난과 역경을 통해 북한의 인권문제를 알리는데 이바지했지만 때로는 탈북민을 단순한 피해자로만 그려내며 동정과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데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 돈 노우’에서는 영화 속 감독인수인(윤수인)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를 통해 여행과 대화 그리고 북한 음식에 집중하자 새로운 스타일의 북한 인권영화가 탄생했다. 이 영화는 탈북민의 일상적인 삶과 생각을 통해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함으로써 관객에게 연민을 넘어 공감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유 돈 노우’는 2023년 북한 인권영화 특별상영회에 초청 상영되었다. 금년 10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UK초청작으로 상영되었으며, 온라인 개봉도 예정되어 있다. 현재 해외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된 신작 ‘행복의 발견’의 후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영화는 북한인권운동가 김태희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인권의 또다른 진실과 개인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북한인권과 탈북민 정착문제에 대한 정보전달을 넘어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통해 깊은 이해와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유 돈 노우’에서 한층 진일보한 ‘행복의 발견’은 필름에세이와 유튜브 스타일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필름에세이 스타일은 문학적이고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하여 인물의 내면과 주제를 더 깊이 탐구하고 있으며 반면 유튜브 스타일은 자유로운 대화형식과 유쾌한 톤으로 현실적이고 다양한 인터뷰와 사건을 다루고 있다. 북한인권영화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체로서 그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들 영화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국제사회에 관심을 유도하며 북한주민들에게 희망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적 고증의 어려움과 안전과 생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인권영화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탈북민의 탈출과 정착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을 담고 있어야 한다. 관객의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예술적 완성도는 공감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북한영화가 더 발전해 북한의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