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그 신분과 직업, 지위에 꼭 있어야 하는 그것이 있습니다. 다른 것이 다 갖춰 있어도 그게 없으면 그는 그가 아닙니다. 지휘관이 싸움은 잘하는데 지도력이 없다? 그러면 그 공동체는 망한 겁니다. 반드시 갖춰야 하는 그런 기본적인 것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그러면 목사에게 꼭 있어야 하는 것은 뭘까요? 설교만 잘하면 되나요? 그건 천성적인 웅변술이 있으면 될 것 같던데… 뿜어져 나오는 따뜻함, 미소, 부드러움… 그런 것은 노력하면 연기력으로도 충분하던데… 목사에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설교, 학문, 품위… 이런 거 아닙니다. 진실함입니다. 정직입니다. 세상 모두를 못 믿어도 목사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장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누가 뭐라 해도 장로 하면 넘지 못할 정직과 용기의 큰 산 같아야 합니다. 늘 기대고 싶은 듬직한 믿음의 어른이어야 합니다. 잔소리 잘하고, 바른 소리 잘하고 똑똑하고, 뭐 잘 사주고 하는 어른이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서 하소연할 수 있고,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그런 공정한 어른, 갈 길을 조언해 주는 그런 어른, 그런 모습이 있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 우리 교계는 왜 이러는 겁니까? 총회장이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공개 사과문을 일간지에 낼 정도입니다.
일본에 갔을 때 어느 목사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당신이 그 지역 도서관에서 3.1운동 기록을 읽었는데, 그 내용에 3.1운동에 참여한 자를 잡아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누굴 잡아들여야 할지 막막했답니다. 그러자 총독부에서 그랬답니다. ‘예수 믿는 이들을 잡아들여라. 그들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정직의 보증수표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나 교계의 지도자 중에는 거짓말을 태연하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들통이 나야 그때 가서야 사과문을 냅니다. 이게 최고의 윤리를 가치로 내세우는 우리 진리의 공동체 교회의 현주소입니다. 그런 거짓말과 권모술수를 용납하는 한국교회의 민낯입니다.
전도, 치유가 급한 게 아닙니다. 진실과 정직의 공동체로 회복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거짓을 버리고, 금권을 버리고 솔직하고 순수함으로 돌아감이 더욱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교회는 교회다워집니다.
양의섭 목사
<왕십리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