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米壽)에 이르기까지 사명 감당케 하신 하나님 은혜 감사”
44년 몸담은 경신학원 퇴임하며 88년 복된 삶 기념문집에 담아
1944년 여덟 살이 되던 해, 증조할머님의 손을 잡고 주일학교에 출석한 후 일평생 안동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효종 장로가 미수(88세)를 맞이했다.
31세 청년의 때에 장로로 기름 부음 받아 40년 동안 안동교회(황영태 목사 시무)를 섬겨온 이효종 장로는 “88년의 생애를 모질고 거친 세상 풍파 속에서 잘 견디며 하나님의 은혜로 살게 하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드린다. 하나님은 어리석은 나를 택하사 반석 같은 믿음을 주셨고 일평생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의 영원한 하늘나라를 바라보며 살게 하셨다.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미8군 카투사 복무 후 ㈜한화, ㈜칠성음료 상무이사, ㈜빙그레 이사, ㈜협신기업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Hyup Shin SM Korea 대표를 맞고 있는 그는 1964년 김희진 장로를 만나 복음의 가정을 꾸렸다. 그는 주일에는 교회 봉사를 하고 주중에는 직장 일에 매달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살았으며 열정이 넘치는 청년시절을 보냈다.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업을 잘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이 장로는 “사랑의 하나님은 미련한 저에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고 고난을 이기는 지혜를 주셨으며, 마음의 평안과 용기를 주셨다. 주님은 이 모든 것을 은혜 가운데 이뤄갈 수 있도록 하셨다”고 한다.
“하나님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삶에 지장이 없도록 부하게도 가난하게도 하지 않으시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물을 적절하게 주시며 은혜 가운데 나의 삶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영육 간에 강인함을 주셔서 88세에 이르기까지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고 나의 삶을 인도해 주셨으니 하나님 은혜에 무한히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44년간의 경신학원
이효종 장로는 경신학원과 44년의 시간(이사 30년, 이사장 14년)을 보내고 11월 30일 오후 3시 경신중·고등학교 언더우드기념관에서 이사장 퇴임 및 회고록 출판 감사예배를 드린다.
1979년 44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노회의 파송으로 경신학교 이사로 취임했다.
경신학교는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한국 최초의 사립 기독교 학교로서 매주 1시간씩 정규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에게 성경을 교육했고, 매주 1회 주간예배, 매월 1회 헌신예배를 드렸다. 매일 아침 교직원 업무 시작 전 경건회를 드리고 학교 행사 때마다 예배를 먼저 드렸다.
이 장로는 경신학원에서의 재임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손꼽으며 경신학교 ‘역사관’ 설립과 혜성교회의 결단으로 ‘언더우드기념관’을 건립한 일, 그리고 서울노회와의 관계 정립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경신은 서울노회와 긴밀한 관계를 갖지 못했습니다. 서울노회 근원에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계시고, 정신 또한 언더우드가 세운 학교였는데도, 오랜 시간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사장 재임 중에 이 관계를 잘 이루어 언더우드 정신을 함께 정립하는데 기여한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장로는 경신학교의 내일을 위해 자신보다 더 훌륭한 이사장을 후임으로 선출한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이야기했다.
“유능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새 이사장님과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새문안교회가 언더우드 정신을 공유하며 더 좋은 정신학원을 만드는 데 힘써 주실 것을 생각하니 미래가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경신학원은 학교 바로 이웃에 있는 장로교단 합동 측 소속의 혜성교회(정명호 목사 시무)의 기증을 통해 강당과 체육관 시설을 마련했다.
주차장 시설 부족 문제로 기도하던 혜성교회는 강당과 체육관의 부재로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경신학원의 소식을 접했고 양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았다. 바로 혜성교회가 경신학교에 강당과 체육관을 건축해 기증하고 서로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이었다. 교직원, 학부모회, 동문들 및 서울노회의 동의와 서울시교육청 및 기타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혜성교회는 설계부터 업자 선정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용을 담당했으며 건축 후에는 학교에 기증해 학교와 교회가 서로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지어진 ‘언더우드기념관’은 총 공사비용 250억 원으로 현대식 시설로 훌륭하게 건축됐다. 건물 준공식에 맞추어 이사회에서는 그랜드피아노 2대를 기증하였고, 경신교사들은 감사의 마음을 모아 1천만 원을 혜성교회에 헌금했다.
“교회가 거금을 들여 학교에 강당과 체육관을 건축해 기증하고, 학교와 교회는 서로 돕고 협조하여 편리하게 목적에 따라 사용함으로 학교 교육이 잘 되어 발전하고, 교회 또한 부흥하고 성장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하늘나라의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경신학교와 혜성교회가 한마음으로 연합하여 이룩한 이 일은 참으로 놀라운 역사적인 사건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만인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일이 되었습니다.”
연세조찬기도회
1999년 초대회장 이승영 목사의 주도로 시작된 연세조찬기도회는 현재까지 매월 첫째주 목요일 오전 7시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드려지고 있다. 모교인 연세대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싶었던 이효종 장로는 기쁜 마음으로 기도회에 참석해 왔으며 지난 2015년부터 2대 회장으로 섬겨오고 있다.
이 장로는 “연세대학교가 국내 및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학교의 규모가 커가지만 이런 평판이 모든 것은 아니다. 해마다 전 세계 대학을 평가하는 OS가 발표한 것을 보면 최근 2년간 서울대학을 넘어섰다. 그렇지만 외부 평가나 학교 위상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설립 정신이다. 연세대학교가 학교 평판이나 위상에만 집중하면 건학정신을 잊게 된다. 우리 연세대학교만의 정체성과 건학정신을 지켜가려면 연세공동체가 이 정신을 되뇌이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연세조찬기도회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연세의 정신으로 건학 이념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라며 지난 8년간 회장으로서 연세조찬기도회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뒷바라지하고 있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귀한 사명 담은 연합사업
이효종 장로는 찬양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하다. 그는 대학합창단의 노래 선교를 위해 단장 책임을 말아 34년간 노래하는 젊은 천사들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노래 선교를 해왔다.
“미주지역을 비롯한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 다니며 노래 선교 사역을 할 수 있게끔 주님께서 도와주시고 인도하여 주신 것은 저에게 더 없이 감사한 일입니다. 선한 목자 되신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1966년 5월 최훈차 교수가 만든 대학합창단은 음악적인 면은 물론이고 신앙적으로도 잘 훈련되고 있다. 모든 연습이 기도로 시작되는 이들의 연주는 청중들에게 수많은 감동을 전해왔다. 방학이면 지방을 순회하며 필요로 하는 곳에서 순회 연주를 하고 격년으로 해외에 많은 순회공연을 다닌다. 이 장로는 “합창으로 선교를 하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에도 함께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이밖에도 이 장로는 여러 귀한 사명을 감당해왔다. 70세를 넘어 모두가 은퇴하는 시기에도 사랑의 하나님께서 계속해 쓰임 받게 하셨다고 말하는 그는 서울노회장, 한국장로대학원 원장, 연세조찬기도회 회장 등을 책임져왔으며 실로암의료선교복지연합회 총재 및 한국교회법연구원 부이사장을 섬기고 있다.
특히 이효종 장로는 “여러 상황을 볼 때 한국교회법연구원의 사명은 어느 때보다 크고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교회법연구원은 목적 사업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법(성경)을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고 세미나를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성직자는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야 구원받고 참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열심히 강조하며 설교해야만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행했던 잘못된 옛 모습을 회개하고 버려야 하며 교회의 성스러운 모습, 참다운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영원한 친구 김희진 장로
대학합창단 단장을 맡아 국내외적으로 노래선교사역을 한 이효종 장로는 순회 연주를 갈 때마다 부인인 김희진 장로와 동행했다. 김희진 장로는 함께 다니며 여성단원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이들의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는 역할도 담당했다.
김희진 장로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여성지도자반을 수료한 후 여전도회연합회에서 봉사해왔다. 서울노회 여전도회연합회장과 전국여전도회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연합사업에 동참했으며, 전국여장로회장과 한국장로교회 여성협의회장의 중책을 맡아 한국교회 여성 연합사업에 힘쓰며 봉사하기도 했다. 이 장로는 때때로 아내를 가리켜 ‘복덩이’라 부른다. 복덩이와 같이 사니,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고 평강 가운데 지켜 주시며 모든 일을 잘 감당하게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웃으며 기뻐할 때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
이효종 장로는 교회는 이 시대의 소망이며, 화평한 곳이자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음의 안식처로 언제든지 가고 싶은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를 섬기는 자가 있는 곳에는 주님의 평화가 있고 웃음이 있으며 기쁨과 감사가 있고 감동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충성스럽게 섬기는 곳이어야 한다. 믿는 자가, 특히 직분을 받은 자가 이 점을 명심하고 교회를 잘 섬기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우리에게 전한다.
“미수(88세)를 맞이하며 지난 날을 되돌아보면 사랑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고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정말로 하나님의 은혜중에 복된 삶을 살아온 것을 고백합니다. 주님이 지혜와 능력을 주시고, 건강을 주셨기에 지금까지 하나님 영광을 위해 이렇게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베풀어 주신 88년의 복된 삶을 기념문집을 통해 담았습니다. 이 문집을 통해 나를 사랑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석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