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몽골대사가 한국을 떠난다며 나를 찾아왔다. 한국 대사로 그리 오래 머물진 않았지만 그간의 대사들 중 가장 많이 만났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하며 친하게 지낸 몽골의 외교관이다. 자신이 직접 사인한 감사장을 전달해 주며 몽골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헌신해준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대화 중에 대사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학교에 사랑의 다리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사랑의 길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길 되심의 의미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예수께서 친히 이 땅 낮은 곳에 오셔서 우리들의 친구가 되셨고 스스로 하나님 나라로 가는 길이 되어주신 것의 의미가 그런 것이라 믿는다. 예수는 이 세상과 하나님 나라를 이어주는 사랑의 다리다. 스스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사랑의 길이 되어 주셨다.
나는 나섬과 몽골학교 사역이 새로운 사랑의 길을 만드는 사역임을 믿는다. 우리는 몽골과 한국을 잇고 몽골을 통해 북한과 한국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나섬과 몽골학교는 연륙교(連陸橋)다. 우리는 섬과 섬을 잇고 섬과 육지를 이어 섬들로 육지가 되게 할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고통스러운 섬으로 남지 않도록 만들 것이다.
나는 몽골학교 교사들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남쪽바다에 가면 많은 섬들이 있다. 그런데 그 섬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만들어지고 육지를 이어주는 다리가 만들어지면서 그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니라 육지가 되었다. 섬이 육지가 되는 사역이 나섬과 몽골학교의 사역이다.
몽골은 섬이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섬이다. 우리도 북한과 단절되어 더 이상 위로 갈 수 없는 사실상의 섬나라다.
북한도 전세계에서 가장 소외되고 인정받지 못하는 섬나라다. 우리 모두는 섬이다. 그런 우리의 한계를 사랑의 다리로 이어주는 것이 복음의 힘이며 사랑의 능력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역이 열매를 맺는다면 우리는 하나의 다리로 연결되어 언제든 만나고 오갈 수 있으며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랑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것이 선교이고 그것이 우리가 믿는 사람으로 사는 의미인 것이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