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한 프로야구 매니아의 회고 – 신일고교 야구부를 추억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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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2023 KBO의 최종결승전인 「코리언시리즈」에서 LG가 승리함으로써 LG는 페넌트레이스(정규시즌경기)의 우승에 이어 최종 통합우승자가 되었다. 전체 144경기 중, 86승 56패 2무의 성적으로 일찌감치 정규시즌의 우승을 확정했으며,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온 KT와 「코리언시리즈」에서 맞붙어서 7전 4선승의 경기 중, 5전 4선승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LG가 우승한 것이 1994년이었다고 하니 29년 만에 맛보는 실로 짜릿한 통합우승이었다. TV뉴스에 의하면 「코리언시리즈」 1-2-5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은 매일 입장권 2만3,750장이 전석(全席) 매진되었고 매표를 대기 중인 관객의 숫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고 하였다. 

나는 프로야구관전을 즐긴다. 그냥 즐기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야구 광(狂)》이라는 표현이 진실에 더 가까운 표현일 것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내가 영어교사로 일하던 신일고등학교에 1976년, 야구부가 창설되었는데 창단 첫해에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나면서부터였다. 

1975년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학도호국단이 창설되면서 학교가 나에게 학도호국단 지도교사의 책임을 맡기는 바람에 학생들의 행사에 일일이 따라다니게 되었고 특히 야구부가 창단되면서 당시 을지로 7가에 있던 「서울운동장(現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학생을 인솔하고 자주 응원을 나가게 되었다.  

1982년 한국에는 프로야구 6개의 팀이 창단되었으니 ①OB(베어즈) ②삼성(라이온즈) ③MBC(청룡) ④롯데(자이언츠) ⑤해태(타이거즈) 그리고 ⑥삼미(수퍼스타즈)였다. 그 중에 「서울특별시」를 연고지로 하는 「MBC청룡」은 창단 8년 후인 1990년부터 그 운영의 주체가 「럭키금성 (現LG트윈즈)」으로 이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어간에 LG와 우리가정 사이에는 재미난 인연이 있었다. 1972년 대학을 졸업한 동생 문정선(1947~ 現뉴저지 거주) 목사가 당시 「럭키금성」에 입사하여 2년간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또 LG구단주 구본무(具本茂, 1945~2018) 회장의 막내 동생 구본식(具本式, 1958~ 現LT그룹 회장)군이 1973년 신일고에 입학, 그를 담임하면서 그가 재학 중이던 고교 3년간 그에게 영어를 개인 지도한 인연이 있어서 고교야구에 재미를 붙인 나는 자연스레 LG 야구단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이번 통합우승을 차지한 LG팀의 선수 중에는 신일고 출신 선수 세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 김현수(1988년생/신일37회), 박해민(1990/39회), 문보경(2000/49회) 등이 그들이다. 나는 개교 초창기 10년 간 근무하였으므로 위의 젊은 세 사람을 교실에서 대면한 일은 없지만 내가 극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신일의 졸업생이라는 사실만으로 저들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다음은 LG의 차명석 단장이 사석(私席)에서 밝힌 이야기인데 신일고를 졸업하고 한양대학을 거쳐 「삼성라이온즈」에서 맹활약하던 박해민이 FA(자유계약선수)자격을 얻게 되자, 차 단장이 박 선수에게 스카웃을 제안하였는데 박 선수는 한 가지 뜻밖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제가 LG에 가면 우승하러 가는 것인데 LG에서 FA선수가 된 김현수 형을 꼭 붙잡아 주세요”했다고 한다. 역시 신일의 교훈처럼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답다 하겠다. 이번 5차전 경기에서 김현수와 박해민은 우승에 크게 기여하였다. 매스컴은 특히 박해민의 눈부신 활약을 가리켜 “우승을 향한 공수주(攻守走)의 원맨쇼”라고 극찬하였다. 이번 「코리언시리즈」의 MVP는 3개의 홈련을 날린 캡틴(주장) 오지환이 차지하였고 통합우승을 가져온 5차전 경기의 MVP의 영광은 박해민에게 돌아갔다.  

나는 1976년 신일고 야구부가 창단되면서 1978년까지 3년에 걸쳐서 다양한 내용의 기록을 대학노트 2개 크기의 두툼한 마분지 100여 매에 정성스레 스크랩을 했는데 30여 년간 정성껏 보관했다가 내가 신일에 부임하던 첫해에 담임했던 이호욱(李鎬昱, 1954~ )군이 40여 년 후인 2011년 신일고등학교 제7대 교장으로 취임했을 때, 스크랩 작품 3권을 이호욱 교장에게 전달하였고 이 교장은 옛날 담임선생의 정성을 소중히 여겨 스크랩 전(全) 3권의 내용을 모두 마이크로필름에 담아 신일학교 도서관 시청각실에 「영구보관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온 바 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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