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 미국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좋은 국민으로 살아가려면, 그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모든 일에 기꺼이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미국의 권투왕 J. 루이스는 “때론 책임이 사람을 질리게 만들지만,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겁쟁이에 영락없는 퇴물이 될 뿐이다”라고 하였다. 아르헨티나의 작가 콜턴은 “인생에서 추구해야할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책임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왜 이처럼 책임을 중시하는 것일까? 책임감이 클수록 성공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영국 전 총 리 윈스터 처칠은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이다”라고 하였다.
한 화물선이 하역 후 회항하다 거대한 폭풍을 만났다. 선원들은 당황해 어쩔 줄을 몰라했다. 바로 이 위기의 순간 선장은 과감하게 모든 화물칸을 열어 즉시 그 안에 물을 부으라고 하였다. 선원들은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 데 왜 배에 물을 채우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는 마치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고, 문제를 더 키우는 일로써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선뜻 믿지 못하는 선원들을 향해 선장은 차분하게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 거목이 폭풍우에 쓰러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폭풍에 쓰러지는 것은 토대가 없이 얕게 뿌리 내린 나무들이다”라고 하였다. 선원들은 선장의 말을 의심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따랐다.
그 결과 화물칸 안의 물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화물선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 더 이상 폭풍에 휩쓸리지 않았다. 선원들은 모두 안심하고 선장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이에 선장은 웃으면서 자신감 있게 대답하기를 “빈 나무통은 바람에 쉽게 뒤집히지만, 물을 가득 채우면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지. 마찬가지로 빈 배가 가장 위험하기 때문에 배에 물을 채워 무게를 늘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하였다.
사람이라고 뭐가 다르겠는가? 사람이 빈 배처럼 아무런 책임도 짊어지고 있지 않다면 인생의 비바람에 넘어지고 말 것이다. 마음속에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있어야 안정된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신념과 믿음과 신앙의 철학과 더불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전심전력으로 자기 소임을 다하고 언제나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책임을 진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해를 피하려 한다. 그런데 책임을 지다 보면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하고, 심지어 남들보다 더 많이 내놓아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책임은 자율성이 따라야 한다. 책임에는 부담과 대가가 따르고 그 뒤에는 성장과 성숙과 성공이 기다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일은 책임질 만한 가치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충성되고 지혜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자가 누구냐”(마 24:45) 라고 하셨다. 세상 사람들은 인생을 덧없이 왔다가 가버리는 것이라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특별히 주신 것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재물과 재능 등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는 뚜렷한 목적에서 주어진 것이고, 다만 우리는 그것들을 관리하고 그것을 통해 목적을 성취해야 하는 청지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생을 덧없이 살아서는 안 되며, 자신의 정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아서도 안 된다. 우리는 늘 청지기의 자세로 충성되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면, 청지기의 올바른 자세는 어떤 자세인가?
첫째,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청지기가 비록 주인은 아니지만 주인의 심정, 주인과 같은 책임있는 태도로 일을 맡아 보아야 한다. 성도 중에 자신이 맡은 직분을 마치 목사님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혹은 누군가 시키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감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청지기의 태도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하며 더 러운 이득을 위하여 하지 말고 기꺼이 하며”(벧전 5:2)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청지기는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태도를 버리고 주인의 마음가짐과 태도로, 내 일을 내가 한다는 태도로 자신의 직분을 대해야 한다.
둘째, 변함없이 충성해야 한다. 사람들 가운데는 열심히 봉사하다가도 크고 작은 어려움, 시험에 부딪히면 쉽게 봉사의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꼭 시험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싫증을 내고 맡은 자리, 직분에서 이탈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맡은 일을 변함없이 꾸준히 감당해 내는 신실한 선한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
셋째, 겸손함으로 섬겨야 한다. 청지기는 항상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을 섬겨야 한다. 바울은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전 3:9)라고 하면서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이들을 하나님의 동역자, 일꾼에 비유했다. 우리에게 주신 직분과 직책은 결코 높낮이를 나타내는 계급이 아니다. 높은 자리에 앉을수록 더 겸손해져야 한다. 섬김의 자세가 없다면 결코 청지기의 직분을 감당할 수 없다.
우리는 청지기의 자세를 가다듬어 주인 의식을 갖고, 언제나 변함없이 충성스러운 태도와 겸손한 자세로 맡겨진 일을 책임지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받은 직분과 직책을 겸손하고 충성스럽게 책임을 다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 하나님께 칭찬받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한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