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의 <정해진 미래>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교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구학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나라의 인구문제와 미래에 일어날 다양한 변화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저출산의 문제이며 두번째는 초고령 사회로의 급속한 진입이다. 저출산의 현실은 저자가 예측한 것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가임 여성 중 출산하는 비율은 0.74명 수준이며 이런 속도라면 1년에 약 5만 명의 중소도시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는 것과 같다. 급속한 인구감소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재앙 수준의 위기다.
초고령의 상황은 어떠한가?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령인구가 20%을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 한마디로 아이들을 비롯해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노인들만 살아가는 늙은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려는 정해진 미래다. 인구감소와 초고령이라는 정해진 미래는 우리 사회 곳곳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당장은 경제적 문제다. 더 이상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될 수 없다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여기에 더해 젊은 청년들은 막중한 세금과 노인들에 대한 부양의 책임감으로 우리나라를 떠날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현실이 되었다.
문제는 교회다. 교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저출산으로 인하여 이미 60%가넘는 교회학교가 문을 닫았고 교회의 노령화는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거기에 코로나로 인한 젊은 세대의 교회로부터의 이탈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교회의 반사회적 반교회적 행태로 많은 교인들이 가나안 교인으로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교회는 괜찮다는 근거 없는 낙관을 하고 있다.
정해진 미래는 세상과 인구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미래다. 인구감소와 저출산, 초고령이 아니라 그런 현실에 대한 교회의 대응이 이미 교회의 미래를 정해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 정해진 미래는 교회의 종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눈앞의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고민도 눈치도 없다. 차라리 눈감고 살아가는 나의 처지보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교회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