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심각한 교회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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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을 나오면서 우리 사회와 교회는 많은 시름과 고통을 겪어왔다. 특히 교회는 예전 같지 않고 무엇인가 잃어버린 것들이 많음이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우선 예배 참석자들이 현저히 줄었고 어린이들과 청소년, 청년층도 많이 줄었다.

교회마다 이런 현실을 딛고 새롭게 도약해 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안다.

코로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 2023년 3월 9일 한 여론 조사가 있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의 ‘한국교회의 사회적 여론조사’였다. 거기서 나타난 우리 국민들에게 비추어진 교회(기독교)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더 나빠진 한국교회 신뢰도’ –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1% (국민 5명 중 1명만 신뢰), 무종교인들(전체 응답자의 54.7%)의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더 낮아 10.6%만 교회를 신뢰한다고 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현재 교인들 중에서 조차 1/3이 넘는 37%가 ‘우리교회를 신뢰 못함’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른 한편 ‘가장 신뢰를 느끼는 종교는?’ – 가톨릭(21.4%), 개신교(16.5%), 불교(15.7%).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는?’ – 불교(23.2%), 가톨릭(19.9%), 개신교(19.6%).

그 중에서도 최근 MZ 세대의 경우에 불교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정 교수는 말한다.

이것은 심각한 기독교(교회)의 현주소가 아닌가!

신학자 칼 바르트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을’ 가지라고 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신문을 통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종교사회학자 정 교수의 여론조사는 오늘 우리 기독교의 현주소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준다. 특히 현실 교인들 조차 ‘자기 교회에 대한 신뢰를 못하겠다’는 게 37%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충격이 아닌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무엇으로부터 이러한 국면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가?

우선 자기 교회 교인으로부터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 아닐까? 이 부분의 최우선 책임 및 과제를 교회 지도자들에게서 찾아야한다고 본다. 우리 목사와 장로들이 자기 교인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제언하고 싶다. 목사 장로들의 언어, 행실, 습관, 대인관계, 정직성, 진실성, 신앙인의 정체성, 삶의 모습 등….

새해에는 무슨 정책이나 프로그램 개선보다 먼저 그런 교회 리더들에 대해 진지한 반성과 거듭남을 위한 프로그램과 실천 과제를 제언한다. 해마다 교인들에게, 교회 리더들에 대한 평점을 확인해보는 뼈를 깍는 노력도 필요하다. 주님은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라고 하셨다. 올해는 현실 교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목사 장로가 되자고 제언한다. 

김정서 목사

<제주영락교회 원로,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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