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쌀밥 주세요”, “오늘은 쌀밥이 안 왔네요.”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통하는 언어다. 어쩌다 한 번, 쌀밥 배달 사고가 날 때면 어김없이 성도들로부터 위와 같은 문자가 온다. 필자는 십년 넘게 매일 아침 7시, 교우들과 지인들에게 쌀밥을 보내고 있다. 쌀밥이란 필자가 섬기는 ‘살림교회’와 ‘영의 양식인 말씀’을 축약하여 만든 ‘살림밥상’의 줄임말이다. 쌀밥은 매일마다 말씀 한 절을 성도들에게 전달하고, 성도들은 말씀을 묵상한 후 하루를 시작함에 목적이 있다.
말씀을 전달하는 매체가 다양한 시대가 되었다. 저마다의 손에 전화기가 들려질 때 즈음으로 기억된다. 스마트 폰으로 매일마다 복음을 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일일이 몇 명에게만 선별하여 쌀밥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단체 문자 사이트를 사용하고부터는 많은 이들과 쌀밥을 나누게 되었다. 그럼에도 필자가 보낼 수 있는 수신자는 나의 지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쌀밥을 받은 이들 중에는 그의 지인들에게 쌀밥을 그대로 전송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금도 쌀밥은 그렇게 여럿에게 전달되어지고 있다.
말씀 한 절 한 절은 다 소중하다. 혹자는 요절 신앙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한 때는 그에 동의했다. 그런 이유로 송구영신 때 말씀 카드를 뽑는 것조차 고민한 적도 있다. 그러나 오래 전 그러한 생각을 접었다. 성경 전체가 중요하듯 한 절 한 절에 담겨진 의미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처음 쌀밥을 보낼 때는 복과 은혜에 관련된 말씀위주로 취사선택하여 보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성구 선택의 한계로 반복이 거듭되었다. 하여 지금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일독을 하자는 마음으로 연이어서 보내고 있다.
쌀밥은 소통을 이끌어냈다. 쌀밥을 받은 성도들 중에는 피드백을 곧바로 하는 이들이 여럿 있다. 간단하게는 ‘아멘’ 부터 ‘아멘 감사합니다’ 또는 ‘아멘 목사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말씀묵상 후의 느낌을 더해 보내는 이까지 다양하다. 쌀밥에 대한 피드백은 안부와 격려의 문자로 다시 이어질 때가 많다. 쌀밥이 목사와 성도간의 소통의 통로가 되는 셈이다. 말씀의 능력과 더불어 목사의 응원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거다.
하나님의 말씀은 능치 못하심이 없다. 필자에게는 불교 집안으로 출가하여 교회 생활이 전무한 누님이 계신다. 쌀밥 수신자의 확장이 있을 때 누님 또한 대상자가 되었다. 말씀에 거부감이 없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님으로부터 짧게 답이 왔다. “아멘”. 지금은 매일의 쌀밥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자가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가르치시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다. 그리고 마지막 당부로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셨다. 살림교회는 오늘도 주님이 그러하셨듯이 살아 있는 말씀을 전하려고 애쓰고 있다. 말씀 사역의 일환으로 쌀밥을 능력 있게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박상용 목사
<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