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離於島)는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남쪽에 있는 암초(暗礁·submerged rock)다.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의 바다는 약 280해리 정도다.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가 인정받는 배타적 경제수역은 200해리이니까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200해리)가 좁아서 두 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겹칠 수밖에 없는 해역이 있다. 이어도는 바로 그 겹치는 곳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이어도 부근의 해저에는 1000만 배럴(1배럴은 약 159리터)이 넘는 원유와 천연가스와 해저광물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중국과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했는데 그 당시 바다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이어도를 공동수역으로 협의해 버렸다.
이어도에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얽혀있다. 이조 때 선비 장한철(張漢喆)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에 갈 때 배를 탔다가 풍랑을 만나 바다에 표류한 적이 있었다. 그가 다섯 달 만에 살아와 쓴 책 『표해록(漂海錄)』에는 여인국(女人國) ‘이어도’에 도달할지도 모른다고 용기를 냈다는 대목이 있다. 이어도는 파랑도(波浪島)라고도 불리우기도 하는 데 이어도는 예부터 파도가 유난스러워서 제주도 아낙들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여인국에 빼앗긴 것으로 여겼던 암초이다.
이어도는 제주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 떨어져 있다. 흔히 섬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봉우리 4개의 수중(水中) 암초다. 1984년 제주대학 탐사팀이 확인한 결과 암초의 정상부(頂上部)가 해수면 4.6m 밑에 있다. 그래서 파고가 10m 이상 되어야 모습을 드러낸다.
이 전설 속의 이어도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진 것은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가 제주 남쪽 바다에서 이 암초에 걸려 좌초된 후 이어도의 국제 명칭이 「소코트라 암초(Socotra Rock)」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 바닷속 암초 위에 지난 2003년에 해저 40m, 해상 36m의 400평짜리 구조물을 건설하고 해양기지를 세웠다. 이 해양기지에는 첨단장비 108점을 설치, 해양조류와 어류의 동태를 조사하고 태풍의 진로와 강도를 미리 관측할 수 있는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지난 1987년에는 제주해양수산청이 이어도 등부표(燈浮標·Lighted Buoy)를 설치했다. 이는 선박항해에 위험한 곳임을 알리는 무인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항로표지 부표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국제사회에 공표하고 세계 모든 나라 선박의 항해에 도움을 도모했다. 2003년에는 한국해양연구소의 첨단 관측 장비와 헬리콥터 착륙장을 갖춘 종합해양과학기지로 완공했다.
중국은 이 이어도에 대하여 한국의 법률적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중국 이름이 ‘쑤옌자오(蘇岩礁)’를 붙이고 있다. 중국은 중국식 이어도 명칭 쑤옌자오(蘇岩礁)를 중국 문헌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하는 ‘蘇山’이라는 섬 이름과 연결시키고 있다. 하지만 쑤옌자오라는 명칭 역시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로부터 나온 것이다. 소코트라를 중국어로 음역한 것이 쑤옌자오일 뿐이다. 그러함에도 중국은 이어도를 “동중국해 북부의 수면 아래에 있는 암초”라고 주장하면서 2006년 두 차례 2007년 두 차례 이어도를 항공 순찰했다. 중국이 아무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군사대국이라 해도 이 같은 안하무인의 완력자 노릇을 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 이 같은 중국의 완력적인 해양굴기(海洋崛起)는 동북아 베트남, 필리핀 등의 국가들에게 실제적인 해(害)를 끼치고 있다.
요컨대 이어도는 한·중 양국에 군사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이해가 맞물린 곳이다. 이에 중국은 매우 공세적이다. 지난 2012년 3월 중국은 이어도가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정기순찰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공무집행선’이 이어도 12마일 안 해역에서 정기순찰을 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2013년 11월엔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중국 방공식별구역(防空識別區域·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ADIZ)을 선포했다. 해당 수역을 분쟁화하겠다는 속셈이다.
이어도 해역은 미국 태평양 항모전단의 서해 및 동중국해 진출의 관문이자 중국의 ‘제1도련(섬들로 이어진 사슬)’에 포함된 해군 방어선의 한 축이다. 이렇게 이어도는 한·중은 물론 역내 국가들 필리핀, 베트남 등에게 해양 권익을 직접 담보할 군사적인 거점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이어도는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땅도 중국 땅도 아닌 공동수역 내에 존재하는 암초로 남게 될 소지를 안고 있는데 그러나 이어도를 우리 안보영토로 확정 짓기 위해서 해군 강화 등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사진출처 : 꼭 알아야 할 우리바다 이야기
사진출처 : 주간조선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