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이 온다고 경고음이 날아온 지 여러 해가 지났건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지내왔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그런데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출생률이 1명도 안 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생육하고 번성하라시는 성경 말씀은 선반에 올려놓은 것인가? 했는데 모처럼 방송에서 이를 주제로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귀가 번쩍 뜨이고 기뻤다.
혼인하고 1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다. 외아들에게 시집 간데다 노처녀로 면사포를 썼으니 시부모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의사이신 시아버님이 심리적으로 초조하면 더 나쁘다고 생각하셔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어른은 전혀 아이 기다리는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1년이 가까워지자 시어머님이 조금 다급해지시는 것 같았다. 아이를 갖고 싶어 기다리는 마음과 혹시 불임이나 난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즈음 하나님께서 아이를 안겨 주셨다.
그 초조함과 기다림의 간절함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이를 갖고 싶은 것은 특히 여인의 강한 본능 중 으뜸이라 생각하는데 어쩌다 그것조차 실종이 되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생육하고 번성하라시는 그 말씀을 자주 들을 수 없었던 것 같다는 기억이다. 통계를 내 보거나 집중적으로 조사 연구한 바 없어서 조심스런 말이기는 하지만 방송의 여러 채널에서도 별로 귀를 스치지 못했다고 기억한다. 교회가 시류에 따라 어느 말씀을 집중적으로 갈파하는 것은 오히려 금기시해야 할 일이지만 하나님의 중요한 명령을 단체로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사명을 가지고 이 말씀을 크게 외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의 표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 아름다운 동산을 풍요롭게 이어 나가는 것이 바로 주님의 지상명령을 지키는 본령임은 깨우쳐 주어야 한다.
큰 시누이의 장손녀가 혼인식을 올린다는 낭보가 날아왔다. 꽤 넓은 집안인데도 집안 혼인식에 간 지가 10년도 훨씬 넘었다. 남의 말 할 것 없이 바로 우리부터 문제인데 해결할 방법을 모르겠다. 하나님, 한 집 건너 하나꼴인 혼기에 찬 자녀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시옵소서.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