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선교사 아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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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 학교에 선교사 몇 가정이 와서 영어 공부를 했다. 어려운 형편이라 모두 장학금을 주어 무료로 공부하도록 했다. 한번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본인들의 어려운 형편을 이야기 했다. 어느 선교단체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돈이 없어 치약도 이집 저집 빌려서 사용한다고 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래서 큰돈은 아니지만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약간의 돈을 후원하곤 했다.

영어 과정을 마치고 각자 사역을 위해 떠나갔다. 몇 년이 흘러 우연히 어느 집사님으로부터 이곳에서 공부했던 한 선교사님의 사정을 듣게 되었다. 그분은 이곳에서 지난 몇 년간 열심히 교인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았는데 췌장암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곳 사역을 급히 접고 한국에 치료차 나가 있다고 했다.

췌장암은 아주 치료가 어려운 암이다. 가장 염려가 된 것은 치료와 경제적인 문제였다. 이곳에서도 그렇게 어려웠는데 한국에서 어떻게 병원비를 감당할까 염려가 되었다. 나하고 별다른 친분이 없었기에 여러 경로를 통해서 어렵게 연락처를 알아냈다. 남편 선교사 혼자서 늘 병상의 아내를 돌보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와 물질적인 후원뿐이었다. 수시로 연락하며 위로하고 병원비를 보냈다. 한국에 집회가 있을 때면 꼭 선교사님을 경치가 좋은 곳으로 불러 함께 식사를 하며 바람을 쐬곤 했다. 

투병기간은 길었다. 1년이 넘도록 병원 생활을 했으나 암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조금씩 후원했던 병원비도 어느새 큰 액수가 되었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사모님은 젊은 나이에 소천하셨다. 

아내가 소천한 뒤 한동안 선교사님은 많이 힘들어했다. 이곳저곳 선교지를 다니면서 마음을 달래곤 했다. 그 뒤로도 한국을 방문할 때면 가끔 만나서 위로를 했다. 자주 서로 연락은 하지 못하지만 종종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며 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가 최근에 반가운 소식을 전해 왔다. 좋은 믿음의 자매를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고 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아직 젊은 나이에 해야 할 사역이 많을 텐데 하나님께서 동역자를 보내 주셔서 큰 위로와 기쁨이 되었을 줄 안다. 축복의 메시지를 보내고 앞으로 더 아름다운 사역을 감당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원치 않는 아픔이 올 때가 있다. 아픔은 함께 나누면 반으로 줄어들고 기쁨은 함께 나누면 배로 늘어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언제나 형제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도록 하셨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마음이다. 주님께서도 죄인된 우리가 받을 형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시고 친히 종의 몸으로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우리를 섬기셨다. 사랑이란 함께 하는 것이다. 기쁨도 아픔도 슬픔도 행복도 함께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할 때이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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