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있는 노년의 얼굴표정은 그 사람의 자서전과 같다. 어떤 화장보다도 웃는 얼굴이 가장 아름답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그렇게 유명해진 것은 미소 때문이다. 웃을 듯 말듯 입가에 머문 미소는 신비하기까지 하다. 웃는 얼굴은 보는 사람의 기분까지 좋게 한다. 그래서 웃음이 경쟁력이다. 따뜻한 미소, 환한 웃음은 인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짐승들은 웃을 줄을 모른다. 웃음보가 없다. 웃음보는 인간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웃을 때 제일 아름답다. 그런데 우리는 잘 웃지 않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웃음이 헤프면 ‘실없는 사람’이라고 까지 했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근엄하고 엄격하며 잘 웃지 않는다. 친밀감이 없어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고독하다.
웃음은 나이와 반비례 한다. 어릴 때 웃을 일이 많다. 아기들은 하루에 300번 이상을 웃는다. 어른들은 15번 웃기도 힘들다. 늙어가는 우리 부부에게도 자꾸 웃을 일이 없어진다. 그런데 손자는 눈만 마주쳐도 웃는다. “까꿍!” 소리 한 번에 자지러진다. 그 웃음이 얼마나 우리 부부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 순간만은 모든 근심 걱정이 싹 날아간다. 하지만 그 손자가 가고 나면 집안의 웃음도 함께 가 버린다.
포복절도, 박장대소란 말이 있다. 웃음은 마음의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몸의 미용제이다. 15초 웃으면 수명이 이틀이나 연장된다고 한다. 아주 많이 웃을 때는 “아이고, 배야!”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온다. 웃을 때 배가 아픈 것은 내장이 격렬하게 운동하기 때문이다. 웃음은 훌륭한 유산소 운동이요, 전신 마사지이다. 웃을 때 650개 근육 중 231개 근육이 움직인다.
웃음은 진통제이고 병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다. 병원 갈 일도 적어진다.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 특히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박장대소와 자지러지게 웃는 포복절도가 있다. 그런 웃음은 항암물질의 분비를 도와주고 질병에 대한 면역을 높여준다. ‘노만 카슨스’ 박사는 불치병인 희귀 척추병을 웃음으로 치료했고 웃음 요법이라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한번은 잘 아는 분이 수술을 받았다기에 아내와 함께 문병을 갔다. 수술 후 가스가 나와야 하는데 나오지 않는다고 가족들 모두 침울한 표정에 걱정이 가득했다. 그래서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로 계속 웃겼더니, 갑자기 가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고, 가스가 연방 연방 나오네요.” 가스가 나오니 환자도 가족들도 모두가 즐거워하고 병실 분위기가 밝아졌다. 퇴근하면 아내는 활짝 웃으며 나를 맞아준다. 아내의 웃음이야말로 가장 값진 ‘인테리어’이고 환영사이다. 하지만 나는 타성에 젖어 무표정한 얼굴로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간다. 하루는 아내가 그런 나를 불러 세우더니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여보, 우리 얼굴을 마주치면 웃기로 해요.”
그날부터 나는 아내와 얼굴만 마주치면 웃어야 했다. “마주치면 웃자!” 이것이 우리 집 헌법이 되었다. 웃을 일이 없어도 원숭이처럼 억지로라도 웃어야 한다. 웃는 것도 훈련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게 아니라 웃다 보면 자꾸 웃을 일이 생긴다. 우리 집 분위기는 어떤가? 한번 생각해보자. 엄격하고 근엄한가? 아니면 늘 웃음이 넘치는가? 소문만복래! 웃음이 있는 가정에 행복이 있다. 부부들이여, 지금 마주보며 웃어보자. “마주치면 웃자.”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