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어떻게 나섬과 몽골학교를 여기까지 세울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눈에 뵈는 것이 없어서 했습니다”라고 답한다. 정말일까? 아니다. 사실은 나도 잔머리를 굴리고 계산을 하고 속으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니 눈이 안보이게 되었고, 이빨이 다 빠지고 만신창이 된 것이다. 사실 나는 내 잔머리로 고통을 받았다. 잔머리로 산 것이 아니라 잔머리 때문에 고난을 받은 것이다.
그 후에 그러니까 눈이 안보이고 몸이 상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게 되었을 즈음 스스로 알게 된 것이 있다. 내가 애써서 살아지는 인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수도 없이 실패하였지만 다시 일어났을 뿐이다.
실패하고 절망하고 죽음의 문턱까지 다가선 후에야 비로소 내가 사는 힘은 내 능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나는 사는 법을 터득하였는데 그것은 문제를 바라보지 말고 문제 너머의 미래를 상상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시작하였다. 일을 시작해야 결과를 만들 수 있듯 머리로만 생각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페르시안 선교센터를 튀르키예에 만들면서 처음에는 막막했고 두려웠지만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었기에 계약을 하고 일을 저질렀다. 내가 일을 시작하면 그 후에는 하나님이 책임지실 것이라고 생각했고 정말 그렇게 기적은 일어났다. 눈앞만 보면 답이 없지만, 문제 너머를 바라보면 감사하고 기뻤음으로 우리는 미래를 만드는 인생이 될 수 있었다.
선교센터를 마련하는 것을 머리로 계산했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마련하고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며 누가 그 책임을 질 것인가? 그러나 무슬림 난민들을 선교하는 센터이며 그들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고 그들을 위한 인터넷선교방송을 할 수 있는 센터를 세우는 일이니 분명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믿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은 자만이 요단강에 뛰어들 수 있었다. 믿음으로 요단강에 뛰어들었을 때에 비로소 요단강은 갈라졌고 기적의 은총이 주어졌다.
지금은 결단하고 믿음으로 순종할 때다. 잔머리로 계산하고 왜 내 인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느냐고 원망할 때가 아니다. 몸으로 뛰어들어야 기적이 일어난다. 실천하고 시작하자. 일을 저지르고 요단강이라는 문제 너머의 가나안을 상상하자. 잔머리로 살지 말고 믿음으로 살아야 기적이 일어난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