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성경이 말하는 신용카드 사용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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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경북 의성 세무서장으로 일할 때 일이다. 그곳은 산업시설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었다. 당시 초·중·고등학교 교육행정을 책임지고 있던 교육장님의 초청으로 어떤 초등학교 특별 수업을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우연히 교실 내 신발장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명품 신발이었다. “아니, 교장 선생님! 농촌 어린이들이 어떻게 저런 고가의 명품 신발을 신을 수 있습니까.” “아이고, 세무서장님! 잘 모르시는군요. 시골 학생들일수록 명품을 더 찾습니다.”

돈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옆 사람과의 비교의식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최첨단 도구가 바로 신용카드다. 신용카드는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많이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지금 당장 돈을 내지 않다 보니 충동구매의 도구가 되고 있다. 

문제는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할 때 발생한다. 할 수 없이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돌려막기를 시작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돼 빚은 눈덩이처럼 점점 커진다. 갚을 능력도 없는데 구매 충동에 이끌려 무의식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보면 뒷감당이 안 되어 결국 신용불량자로 내몰린다. 이 지경까지 가면 범죄의 유혹마저 느끼게 된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돈에 쫓기게 되고 영적으로 점점 죽어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문제에 있어선 교회에서 제자 훈련이나 영성훈련을 열심히 받았다는 신실한 청년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외견상 신앙생활을 잘하는 신실한 청년인 것 같은데 막상 신용카드 문제 앞에선 무너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교회나 가정마다 돈에 대한 올바른 훈육이나 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크리스천은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많아도 신용카드는 2개를 초과하면 안 된다. 또 사용범위는 자기 소득의 30%를 넘으면 안 된다. 그 이상은 과도한 짐이 돼 돌아온다. 또 대학생 자녀가 신용카드를 쓸 때는 반드시 부모의 승낙을 받도록 한다. 부모가 자녀의 소비습관을 잡아주지 못하면 언젠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사회생활의 출발선에 서지도 못하는 불상사를 맞을 수도 있다. 불가피하다면 신용카드보단 통장 잔고 범위 안에서 쓰는 체크카드가 낫다.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자녀들에게 올바른 물질관을 지니도록 성경적 재정 교실을 운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어린 자녀들이 일찍부터 근검절약하는 정신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과 섬김의 자세를 마음 판에 새겨줘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신용카드 사용의 원칙은 분명하다.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 6:17~18)

오늘부터라도 신용카드 사용을 대폭 줄이는 대신 나보다 못한 이웃을 찾아 그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흘려보내자. 이런 습관이 쌓일 때 돈을 우상으로 섬기며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대한민국을 하나님의 나라로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조용근 장로

 높은뜻푸른교회 

 극동방송 시청자위원장 

 국민일보 감사 

 석성세무법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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