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9:21-22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복할 때가 있고, 슬플 때가 있고, 후회할 때가 있고, 싫증 날 때가 있고, 실망할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인생에서 보람과 즐거움이란 무엇일까?
20여 년 전에 나의 큰딸 결혼식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결혼식에 축하하러 온 가운데 모 맹학교 교사가 축의금을 들고 와서 “목사님의 사랑 덕분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그 장학금으로 공부해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축하하기 위해 왔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앞을 못 보는 그가 맹학교의 교사가 된 것이다. 너무 감격하고 보람을 느꼈다. 1천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고 지도자가 되어 제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폭탄이 터지는 속에서도 나를 살려 주신 것은 이런 귀한 사명을 수행하라는 뜻인 것을 깨달을 때 정말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보람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일까? 많은 돈을 모아서 100평, 200평짜리 집을 짓고 넓은 정원에 사철나무를 심어서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사는 것이 보람일까? 아니면 권력을 가지고 누리며 사는 것이 보람일까? 그런 것도 순간적인 보람은 될 것이다.
그런데 보람이란 사실 어떤 의미 있는 일, 어떤 가치 있는 일, 어떤 좋은 일을 했을 때 마음속에 느껴지는 흐뭇한 정신적 만족감이다. 흐뭇한 만족 같이 보람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보람은 비처럼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샘물처럼 땅에서 혼자 솟아나는 것도 아니다. 보람은 우리가 무엇인가 만들어 내고 스스로 창조해 내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보람의 추구이며 창조이다.
보람을 느끼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목표의 확립, 성취의 노력, 사회적 인정이다. 인생에서 보람을 느끼려면 먼저 인생의 올바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가 없는 인생에는 보람이 있을 수 없다. 목표가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과 다름없다. 목표를 성취하면 흐뭇한 만족감이 따른다. 성취에는 언제나 기쁨이 있다. 나의 능력과 노력으로 무엇인가 이루었을 때 우리는 깊은 정신적 만족감을 느낀다. 또한, 우리는 목표를 이룬 일에 대해 남의 인정을 받을 때 기쁨과 큰 행복감을 느낀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와 능력과 업적을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갈구를 본성적으로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이 나의 수고와 노력을 알아줄 때 흐뭇한 정신적 만족감을 느낀다.
보람은 인생의 큰 만족이요, 비할 데 없는 가치다. 보람을 느끼려면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창조의 땀을 흘려야 한다. 목표 달성의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게으른 자는 보람의 향연에 참여할 수 없다. 보람은 노력의 나무에 피는 향기로운 꽃이다. 보람은 정성과 땀으로 쌓아 올리는 인생의 공든 탑이다. 보람은 지혜와 끈기로 가꾸는 삶의 열매다. 우리는 인생을 보람 있게 살아야 한다. 보람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 이것이 올바른 인생관이요, 인생을 깊이 있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목표의 확립과 성취의 노력과 사회적 인정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합해져서 보람이라는 인생의 높은 가치를 창조한다.
나는 살아오면서 늘 보람을 추구해 왔다. 젊은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줌으로써 그들이 공부하여 석사, 박사가 되고 지도자가 되었을 때 나의 노력이 참된 보람이 되어 내게로 돌아왔다. 나는 사회를 향한 선한 일을 추구하며 살았는데, 그중 하나가 실로암안과병원을 설립한 일이다. 이 일을 통해 많은 사람의 실명을 예방하고, 또 많은 사람이 어둠에서 광명의 밝은 세계로 나오도록 도와주었다. 병원에 올 때는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왔다가 수술 받은 후에는 자기 발로 스스로 걸어 나가는 것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뿌듯한 보람이 마음 속으로부터 흘러넘친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자기만을 위해 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 헌신, 봉사를 함으로써 불행한 사람을 행복한 사람으로, 절망의 사람을 희망의 사람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일은 참으로 보람 있는 인생이다. 예수님은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 19:21)라고 하셨다. 그러나 청년은 그러지 못했다.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마 19:22). 부자 청년은 재물이 많으므로 고민하다가 자신의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지 못하였고 예수님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되돌아갔다. 과연 그의 삶은 얼마나 보람 있는 삶인지 묻게 된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갈 때, 그런 삶이야말로 참으로 보람 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한 번뿐인 인생을 보람 있게 살기 위해 믿음 안에서 목표를 정하고, 정성과 땀을 흘리는 노력을 통해 목표를 성취하고,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 보람 있는 인생이 행복한 인생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