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평소에도 늘 그런 생각으로 고민하며 살았다. 지난 수십 년을 오직 한길 나그네를 섬기는 사역을 하며 살아온 내게 남은 삶은 가장 하고 싶은 것만을 선택하고 집중하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으며 기적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여기까지 살았다. 문제가 없었던 날은 하루도 없었지만, 그 문제와 장애물이 우리를 견고하게 했고 징검다리로 만들었다. 그것이 우리를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끌고 가는 에너지가 되기도 했다.
이제 나이를 먹어가고 어느새 주니어가 아닌 시니어의 세월을 맞이했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나이를 먹는 것이 부담스럽고 조금은 천천히 세월이 흘러가기를 바라는 것을 보니 분명히 나는 늙어가고 있음이다. 나는 이제 선택과 집중의 때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이제 몽골학교를 더 수준 높은 학교로 만들어야겠다. 몽골학교는 지난 25년 이상 많은 부침이 있었다. 힘도 들었지만, 그 어느 사역보다도 보람과 열매가 많았다. 몽골학교의 위상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몽골학교의 존재가치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몽골선교와 한반도 평화라는 시대정신으로까지 이어지는 다리가 되었다.
두 번째는 평화사역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다. 몽골학교와 몽골문화원을 운영하면서 몽골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의 가교가 될 국가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 되었다. 몽골 평화경제공동체를 비롯한 다양한 평화사역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현장을 만드는 것은 나섬의 비전을 넘어 우리 모두를 살리는 일이라 확신하고 있다.
세 번째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페르시안 선교사역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란 무슬림을 변화시키는 사역에 집중하는 것이다. 호잣트 선교사 부부를 역파송한 지 9년 만에 선교센터를 마련했다. 본격적으로 이란 난민들을 비롯한 무슬림 대상 선교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다. 페르시안 선교센터도 마찬가지다. 그때 누군가 페르시안 선교센터를 상상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도전에 동의하고 함께 하는 이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세월이 흘러 무슬림을 향한 선교의 플랫폼으로 쓰임 받게 된 이곳을 누가 선택하고 만들었는지 기억할 날이 올 것이다.
선택할 때에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주께서 주신 것이 감사하다. 이제부터는 이스탄불 페르시안 선교사역을 활성화하고 더욱 깊이 참여하는 것이 나의 비전이 되었다. 우리는 분명 위대하게 쓰임 받을 것이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