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아이들의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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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듣기 좋은 소리가 많겠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만큼 경쾌하고 기분 좋은 소리가 또 있을까 싶다. 까르르, 숨이 곧 넘어갈 듯하면서도 끊어지지 않고 숙련된 소프라노 가수의 음색 못지않은 그 웃음소리의 매력은 뭐라 다 설명하기 힘들다. 그중에서도 내 아이의 그 소리를 듣던 때가 일생 중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손자를 기르면서 그보다 더 진한 감동을 맛보았던 기억은 차마 내려놓을 수가 없다. 이웃에서 거리에서 자주 듣던 그 소리들이 시나브로 멀어져 갔다. 골목 안에서 울려 퍼지던 그 청아한 소리를 듣기 힘들어진 것은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방음이 잘 된 공간에서 옆집의 소리가 들릴 리 없으니 자연 단절된 속에서 우리는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단절되기 시작하고 자신을 유폐시켜 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의 아이들을 만나면 볼을 만져보고 싶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으나 선뜻 손이 내밀어지지 않는다. 아이를 보면 귀엽다고 칭찬하고 그 말을 듣는 아이는 우쭐해지면서 자라야 하는데 아이도 어른도 모두 다 장승처럼 말이 없고 표정도 없다. 나는 주책 없다는 소리를 들을 각오를 하고 아이들을 쳐다보며 인사하고 칭찬한다. 그러니까 아이도 좋아하고 부모들도 좋아한다. 어른들이 먼저 손 내밀고 아이들을 사랑해야 한다. 아이를 잘 길러야 나라가 산다. 

우리의 어릴 적 5월이 그리워진다. 아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 세상/ 그것은 그 시절에 그냥 노랫말만이 아니고 진실이었다. 그야말로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은 어린이 세상이었다. 아이는 우리의 훌륭한 청량제여서 그렇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시고 어린이 운동을 시작하신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어린이가 거리에 넘쳐나는 세상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어린이가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어른들의 책임이다. 

노인이 너무 많아져서 경로사상이 사라질까봐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어른들의 무한한 노력으로 우리의 미풍양속을 지켜가야 한다.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면 효나 경로사상은 자연히 지켜진다. 예수님의 본을 받아 사랑하자.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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