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속을 끓이는 병, 홧병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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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한 자들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 7: 9)

충동은 행동하려는 경향으로 본능적 욕구를 억압, 억제하고 있으면서 긴장이 발생하고 본능적 욕구를 스스로 방어하고 자제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두 가지의 긴장을 행동화함으로써 긴장해소를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충동조절장애(Disorders of Impulse Control, 분노조절장애)는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성적 절정감과 유사한 양상을 볼 수 있다. 첫째, 자기 자신이나 남에게 위해가 될 행동을 하려는 충동, 욕구, 유혹을 스스로 제어하거나 억제하지 못한다. 둘째, 충동적 행동을 하기 전까지 정서적으로 과긴장, 과각성 상태가 된다. 셋째, 일단 충동이 행동을 나타내면 정서적으로 쾌감이나 만족감 또는 긴장에서의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충동적 행동을 한 후에는 즉각적으로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의 뉴스 보도들을 보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홧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이 증가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와 고립감(feeling of isolation), 외로움(loneliness), 가족과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졌다. 2023년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홧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간병, 고객 서비스, 교육 등 감정노동을 수반하는 직군에서 높게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2022년 기준)에 따르면 2021년 홧병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약 6만 명에 달하며 이 중 80% 이상이 여성으로 보고되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연구(2019년)에서는 40~60대 여성 10명 중 3명이 홧병 증세를 경험한 바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전문적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홧병이 단지 감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구조와 문화적, 경제적 환경, 개인의 삶이 복합적으로 얽힌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임을 보여준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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