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2020년을 멋지게 만나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벌써 12월을 만나고 있다. 이렇듯 변화무상하게 급변하는 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올해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역대 가장 따뜻한 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최악의 기상조건 속에 우리는 천지 창조의 아름다운 동산을 떠올리게 된다. 이상 기후로 인한 대형 산불로 호주, 시베리아, 미국 서해안 등의 광대한 지역이 황폐해졌다. 대서양에서는 기록적인 수의 허리케인이 발생했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도 사상 최장 기간의 장마와 따뜻한 겨울 등 예외 없이 이상기후가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말 그대로 경험하지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종교계는 물론 경제 사회 질서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
그동안 아름다운 자연에 푹 빠져 즐기기만 했던 우리들이었다. 인간으로 인해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을 이제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 절실하게 되었다. 그냥 온 코로나 시대가 아니었음을 실감하게 한다. 이러한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했던 우리들은 과연 일말의 책임이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를 맞은 지 3년을 보내며 많은 상황들에 의해 생각을 하게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예상하지 못한 교회 예배에 관한 압박이 그러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3년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주제를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로 설정하고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종교개혁의 3대 정신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이다. 코로나 시대의 1년을 마감하는 12월에 다시 떠올려본다. 참된 신앙인이라면 일사각오로 예배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흔들림 없이 성경을 가까이 하면서 예배드리는 마음으로 성경 필사를 하며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가 있음도 은혜임을 깨닫고 더욱 강건한 믿음으로 이 한 해를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3년 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총회와 노회와 소속 교회 등 곳곳마다 ‘개혁’이라는 주제가 화두에 올랐었다. 설교와 세미나를 통해 개혁, 혁신 등 이미지는 각인되었으나 지금의 현실에 그때의 정신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실천하고 거듭나기까지 내려놓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목사와 장로들은 스스로 돌아보며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라고 회개의 기도를 밤새워 해도 모자랄 듯싶다.
종교개혁 3대정신의 첫 번째인 오직 성경을 생각 속에 그리고 생각 밖 세상의 삶 속에 적용한다면 밤새워 기도는 하지 않아도 한국교회의 공기는 깨끗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는 커피 한잔 나누며 친교할 곳도 없어졌다. 교회에서는 식사를 나누며 교제 할 곳도 이웃을 위해 대면하면서 음식을 나눌 길도 없다. 자유롭게 행동해왔던 지난 날들이 그동안 얼마나 감사했던가? 그때 맛있게 나누던 식사처럼, 커피타임들을 기억하며 영의 양식이 되는 성경을 매일매일 묵상하면서 가능하다면 성경 필사를 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면서 코로나 시대의 어려운 때를 이겨나가는 신앙인들이 되면 좋겠다.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라는 총회의 주제를 묵상하면서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의 달에 총회와 노회, 그리고 섬기는 모든 교회가 회복하는 은혜가 충만하여져서 헌신의 사역을 감당할 때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작은 일에 충성하여 주님이 주시는 복과 은혜로 성탄의 즐거움에 참여하며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교회가 회복되고 말씀으로 거듭나는 거룩한 공교회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매일매일의 삶속에 성경 한 장 한 장을 영의 양식으로 섭취하면서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로 거듭나는 한국교회와 연합기관들이 이제 회복되고 다시 부활하는 역사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