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우리는 언제쯤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되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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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는 일 가운데 정부만 잘해서 잘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예, 국방, 외교 등) 정부가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 행정의 수혜자가 믿고 따라주지 않으면 잘되지 않는 일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보건 행정이다.

연초 코로나19가 막 전염되기 시작할 때에만 해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부터 많은 칭찬과 심지어는 배우고 싶다는 말까지 듣던 나라다. 그런데 이번 제3차 감염 확산이 시작하면서는 무엇인지 잘 알 수는 없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은 것 같다. 긴장이 풀린 듯 국민도 정부 지시를 잘 따르는 것 같지 않고 정부도 처음처럼 자신감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국민 모두 조금은 피로감에 빠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국민이 이처럼 피로감에 빠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 국민이 이 감염병에 대해서 처음과 같은 긴장감이나 확신이 다소 퇴보한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경우에도 끝까지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은 희망을 놓지 않기 때문인데 이 무섭게 확산하는 병의 방역에 대한 여러 가지 자가 노력(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철저한 위생적 생활)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뒷걸음치는 모양새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는가 싶다.

그것은 자가 노력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아직도 걸리지 않은 대부분의 국민을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즉, 백신의 조기 도입과 접종의 확대가 아닌가 싶은데 그것이 지연되고 있는 데에 대한 실망 또는 불만도 크게 한몫한 것이 아닌지 모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언론에 의하면 다른 나라들은 모두 백신이 이미 도입되어 접종이 시작되었거나 적어도 언제쯤은 백신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계획과 일정이 잡혀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언제쯤 무슨 약이 얼마나 수입될 지에 대한 정부로부터의 구체적이고 확고한 약속을 듣지 못한 것이 그런 태도 변화의 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최근의 발표(18일) 역시 앞에서 발표한 내용의 재탕이지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량한 국민은 개인적 불편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키는 개별적 조치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이행하고 있는데 정부의 몫인 백신 문제가 불투명한데 대한 실망과 불만이 점차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날로 더 활개를 치고 있는 이 순간 정부는 왜 우리가 맞을 백신은 구체적으로 언제 도착하며 어느 회사 제품이며 그 가격과 그 수량은 얼마인지 등등을 지금까지 우리에게 자세히 알려주지 않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외신에 의하면 영국은 12월 8일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은 14일부터 접종에 들어갔고 18일에는 모더나(Moderna)의 두 번째 백신이 정식 승인을 받고 수송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백신은 언제 얼마나 많이 들여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정부로부터는 아직도 깜깜소식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정부의 백신에 관한 소식은 우리가 계약을 했다는 회사의 제품은 내년 중반이나 되어야 승인이 날거라고 외신은 전하는데 우리 당국은 아직도 승인조차 나지 않은 백신을 처음에는 내년 중순이라더니 이제는 3월경에나 들어온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백신을 만들고 있는 제약사 가운데 다른 나라 당국에 승인 신청을 한 제품이 대략 네 다섯 개라고 하는데 그중 화이자(Pfizer)의 제품은 영국과 미국에서 12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이미 접종이 시작되었고 모더나(Moderna)의 백신은 12월 셋째 주에 승인이 났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계약을 맺었다는 아스트라제네카(Astera-Zeneca) 회사의 제품에 대한 그곳 당국의 승인은 제약실험 과정에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으나 문제가 있어서 그것을 보완하려면 내년 중순 경이 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하는데 어느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린다.

조창현 장로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펨부록)정치학 교수 · 전 중앙인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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