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코로나19라는 단어로만 도배되던 2020년을 다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았고 벌써 3월이다. 날씨도 새봄의 기운이 완연하지만, 여전히 어두운 터널 속에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백신 접종과 함께 저 멀리 어렴풋이 희미한 빛을 보게 된다. 모든 터널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고 했는데 “바로 저기인가 보다” 하며 다시 힘찬 시작을 다짐한다.
그렇게 3월을 맞았다. 3월은 영어로 ‘March’ 예로부터 긴 겨울을 보내고, 전쟁하기 좋은 3월부터 세상의 모든 군대가 행군하여 나아갔던 것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그런 3월이다 보니 모든 시작과 출발이 이때에 집중된다. 학교들도 새 학기를 시작하고, 교회들도 본격적으로 힘찬 출발을 다짐하며 나아간다. 올해의 3월은 여느 때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지난해, 충격과 공포 속에 아무것도 못해 보고 덧없이 보냈던 그 3월을 되찾고픈 마음이 가득해서인 듯하다. 총회 주제처럼,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의 바람이 간절함으로 온통 진하게 배어든 3월이다.
이전과 전혀 다르게 3월의 행군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모세가 죽고, 전혀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로 임명받은 여호수아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향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세와 태도로 나아갔던 것처럼 해야 한다.
구약학자 월터 부르그만은 그의 책 <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에서 코로나 극복에 대한 메시지를 이렇게 풀어내고 있다. “두려움과 불안이 닥쳐오는 순간, 우리는 이전에 안전하고 확실했던 것을 꼭 붙잡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예언적 전승은 이와 반대로, 미래는 옛날에 소중했던 실재들에 안주하지 않음을 안다. 오히려 미래는 담대하고 신실한 행위를 만들어 내는 담대하고 신실한 생각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예전에 늘 하던 대로의 삶으로만 되돌아가는 것이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그저 좋았던 옛 시절로 되돌아가기만을 바라지만, 주님은 우리를 전혀 다른 길로 인도하시며, 담대하고 신실한 생각으로 하나님의 뜻을 잘 받들어 실천하는 자들을 통해 새로운 회복을 주신다는 말씀이다.
지금도 일상의 회복을 바라며, “다시 예전처럼”이라는 노래들이 여기저기서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다시 옛날처럼’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길로의 회복’을 주시는 분이다. 그게 바로 광야에 길을 만드시고, 사막에 강을 만드시는 주님의 방법이다.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전과 똑같이’는 너무 소박한 바람이다. 세상의 많은 전문가들도 코로나 이후는 코로나 이전과 절대 같을 수 없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이 포도주가 되듯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바람이며, 진정한 회복의 길이다. 우리의 교회가 예전에 잘했고, 좋았던 일들은 마땅히 다시 되살려야 하겠지만, 예전에 잘못했던 모습으로의 교회로 다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지탄을 받았는가?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자기 정치를 하거나, 균형 잡히지 못한 신앙으로 코로나의 온상이 되어 국민 민폐가 되고, 공격주의적 선교로 오히려 전도의 길을 가로막았던 예전 일들을 이제는 그쳐야 할 것이다.
다시 하나님과 함께 춤추게 되는 그날을 진정으로 소망한다면, “예전처럼”만을 노래할 것이 아니라, “아직 가보지 않은 전혀 새로운 길로의 회복”을 노래해야 한다. 새로운 길로의 회복을 소망하는 담대하고 신실한 생각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인격을 지배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예전의 모습들을 다 뛰어넘어, 균형 잡히고, 서로 사랑하며, 온전히 섬기는 완전히 달라진 교회로 새롭게 회복될 것이다. 그런 회복의 날을 진심으로 꿈꾸어 본다.
김현일 목사<주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