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그 이후 소위 대박을 터트려 500~600명 직원을 데리고 회사를 경영하면서 그 많은 인원의 월급을 주게 된 것은 엄청난 보람이었다. 왠지 모르게 우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 각자의 삶을 일궈나가는데 일조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이런 마음을 세상도 알아주었는지 다시 재기해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을 인정해 주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 회사는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부품 수출을 하는 동시에 해외 공장을 세웠다. 이미 그 시기에는 국내 가전제품 시장의 파이가 더 이상 늘지 않았기에 해외로 눈을 돌려야 했다.
“사장님,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니 그쪽으로 진출해 보시지요.”
그 말에 공감한 나는 2002년 중국 법인을 설립한 뒤 중국 시장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중국 역시 전자제품뿐 아니라 통신제품 시장이 커질대로 커졌고 그로 인한 부품 수요도 상당했던 터라 그들을 상대로 해외시장을 세워나갔다.
중국 진출이 어느 정도 안정을 거두자 우리는 멕시코로 눈을 돌렸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만 미국과는 생활 수준이 달랐다. 후진국일수록 우리와 같은 부품 업체는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 번째로 멕시코 시장을 겨냥했다.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는 최종적으론 그 나라의 토종 기업을 찾아 거래하는 것이 관건이다. 토종 기업일 수록 우리가 어떻게 부품을 국산화했는지 그 스토리텔링에 의미를 두어 제품을 신뢰해 준다. 중국, 멕시코,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도 토종 기업들과의 거래를 통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게 해외시장을 넓혀가다 보니 해외로 수출하는 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몇 년이 지난 2010년엔 가나안전자정밀을 통해 1,000만 불 수출탑을 받았고, 2014년엔 동국전자와 성신하이텍을 합병하여 주식회사 동국성신으로 새롭게 출발하며 조직을 재정비한 후 1,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그해 동국성신에서 주력 생산한 성에 제거용 히터와 비데용 보온시트, 냉장고 도어 개스킷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50퍼센트에 이르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 계속 이어져 현재 동국성신의 전체 매출의 37퍼센트가 중국, 멕시코, 베트남 등의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국산 부품 개발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실을 각계에서 좋게 봐주었던지 우리 회사는 튼튼한 중소기업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게 되었다. 그 후 새롭게 지경을 넓혀 나간 레저산업 분야로의 도전은 더욱 치열한 시장이었음에도 뚝심 있게 밀고 나간 덕에 녹색경영 우수기업으로 수차례 상을 타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영광스러운 자리에도 서게 되었다.
2015년, 생각지도 않은 대통령 훈장 수상 소식은 회사의 경사였다. 그동안 수출 성과를 인정받은 상은 꽤 되었지만 나라에서 주어지는 훈장은 좀 달랐다. 대통령에게서 받는 훈장은 선정 기준도 까다로울 뿐 아니라 상당히 명예로운 일이었기에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무척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강국창 장로
• 동국성신(주) 대표이사
• 가나안전자정밀(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