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광일의 전성기(18)
사람을 대우하는 경영 방침
사원들을 배려하는 경영
앞서 살펴본 광일 체제의 외형적 시스템으로서의 하드웨어 구축 과정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주식회사 광일이 ‘산업의 예술품’으로 승화하는 가장 구체적인 내용으로서의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경영 방침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단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바로 1981년 4월 1일 창립 제15주년 기념사에 그대로 나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대우하는 경영방침’이었다.
“지난 15년간 서울공장, 아산공장, 부산사무소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며 회사 운영 방침을 영리적인 경영 목적보다는 사람을 대우하는 경영방침을 목표로 하고 현재까지 대기업체로 성장을 못 시켰지만 중소기업체로 자급자족하는 회사로 해마다 장기근속자가 많아지는 것을 볼 때 안정되어가는 기업이 아닌가 하고 저 나름대로 평가를 합니다.”
여기에 나와 있는 ‘사람을 대우하는 경영방침’은 영리적인 경영 목적과 대조를 이루는 회사의 운영 방침이었다. 그리고 이는 ‘산업의 예술품’인 광일이라는 기업체가 추구하는 또 다른 하나의 목표였다. 그리고 이어서 제시된 구체적인 세부 실천 사항으로는 사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 주는 한편 제반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사원 전체가 자신 소유의 주택을 가지고 가정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노력을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최소한 사원들의 생활보장을 원칙으로 하여 자녀 학자금 지원, 의료보험에 가입, 직원을 우대하여 금년 현재로 주택을 가진 사원이 사원 80여 명 중 27명이니 약 35% 정도이며 주임 이상 모든 사원의 주택이 마련된 것은 참으로 도시 생활에 기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점차적으로 회사가 사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연립식 주택이라도 마련하는데 알선과 지도를 하여 최선을 다해서 전 사원이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정상 운영이 유지되는 한 사원들의 최소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도록 우리 회사의 경영 목표로 정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전제 조건도 있었다.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이 유지된다는 조건이었다.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만영의 각별한 애정과 관심은 사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에 대해서는 이상철 고문이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회사는 어려워도 최대한 사원들의 입장을 배려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주식회사 광일은 단 한 번도 사원들의 월급을 미룬 적이 없었다. 이에 대한 사원들의 보답은 열심히 맡은 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5.16 이후에 식품회사들이 군에 납품하면서 삼립빵 회사 같은 업체가 성장할 때 원료를 우리가 공급했어요. 기업체에 납품을 하게 되면서 어음으로 받고 그럴 때 사채업자를 찾아다니면서 어음 할인도 하고 여러 고생을 하면서 직원들 급여도 주고 그랬어요. 우리는 한 번도 직원들 월급을 밀려본 적이 없어요. 사업가의 자세가 다르다 이렇게 생각했죠. 우리 회사는 갑자기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정상적으로 꾸준히 조금씩 발전해 온 것이죠. 당시 일요일도 토요일도 없이 일할 때 우리는 일요일은 꼭 쉬었어요. 도시락 싸서 다닐 때 우리는 식당을 만들어서 같이 밥을 먹고 그랬죠. 그렇게 어려울 때도 직원들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대주었어요. 저는 속으로는 반대를 했어요. 거래를 하기 위해 다른 회사를 다녀보면 그런 회사는 당시에는 없었죠. 저는 이런 것이 조금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대기업에서도 그렇게 못하고 그랬는데, 회장님이 막무가내로 하셨죠.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역시 사업가는 다르구나 그렇게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원들이 아주 열심히 일했어요. 지금도 초창기에 계시던 분들이 모임을 갖고 있어요.”
정봉덕 장로
<염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