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18:13-27
“너는 또 온 백성 가운데서 능력 있는 사람들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를 미워하는 자를 살펴서 백성 위에 세워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으로 삼아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게 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너와 함께 담당할 것인즉 일이 그대에게 쉬우리라”(21-22)
지금으로부터 3천 5백 년 전 모든 나라가 군주 전제주의적인 통치를 하는 시대에 특수한 상황에 있는 모세지만 현대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보게 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최첨단을 걷는 과학과 모든 것이 개방되고 모든 정보가 열려 있는 글로벌 시대를 살지만, 인간의 본성은 자기가 왕이 되고 싶고 모든 것을 주도하고 싶어 하는 것은 예나 오늘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공산주의 국가나 민주주의 국가나 심지어 교회 안에서까지 정도의 차이일 뿐 주도권을 쥐고 싶은 본성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누구나 정치적인 동물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특별한 경우 말고 홀로 있는 것과 혼자 일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간 창조에서 이미 말씀하고 있습니다.(창 2:18) 혼자 온종일 재판하며 지친 모세와 재판을 기다리다 지친 백성을 바라보고 있는 장인 이드로가 이는 옳지 않은 방법이니(17, 창 2:18) 네 백성 중 하나님을 경외하고(하나님과 관계) 인간관계에서 진실하며 물질 관계에서 사심이 없으며 일을 지혜롭게 처리하는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천부장 오백부장 백부장 십부장을 세워 일을 처리하도록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어 사역을 과감히 위임하라는 매우 단순한 것 같지만 새로운 지도력을 제시합니다. “네 방식이 잘못되었으니 내 말을 들으라”는 장인 이드로의 충고에 매우 자존심 상할 말임에도(19)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새 공동체에 적용하는 모습에 감동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과 직접 소통한 유일한 일인자요 하나님의 대언자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히 마음을 열고 이드로의 충고를 기쁘게 받아들여 공동체 운영의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에 머뭇거리지 않는 열린 리더십의 모습을 보게 합니다. 사람을 키우고 사역을 위임할 줄 아는 현대적인 지도력을 보게 합니다.
예수님이 12제자를 세워 훈련하여 모든 사역을 과감히 위임하면서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겠다는 언약(마 28:19-20)과 사도행전 초대교회가 일곱 집사를 세워 말씀과 기도와 사역을 분담하여 공동체 내 신속한 문제 해결과 복음 사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교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행 6:1-7) 이로 인하여 하나님의 말씀은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심히 많아지며 제사장의 무리도 말씀에 복종하게 되는 것은(행 6:7) 하나님의 세계는 독선이 아니라 상호 존중하는 조화(하모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십니다.
새롭게 해보겠다는 의욕과 보이지 않는 사심이 도리어 성경과 시대를 역행하고 있지 않은지 냉철히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십니다. 만사에 정도를 가야 순리이고 후환이 없을 것입니다. 주 안에 서로 양보하며 배려함이 문제를 쉽게 해결하고 화목과 연합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결하는 목적이 하나님의 뜻을 묻고 실천하기 위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 이 어려울 때 자존심과 경쟁과 사심의 날을 세워 하나님의 공동체를 깨는 일은 절대로 없게 하시며 십자가의 도와 진리 외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불어 함께하는 아름다운 지도력이 세워지게 하소서.
김유수 목사
<광주 월광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