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믿음으로 한국 땅에 뛰어든 배위량 목사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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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상주까지 (45) 

이번 호에는 상주의 역사와 지리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상주는 그 이름처럼 영남의 대표적인 고도(古都)이다. 그 이름처럼 상주는 장구한 역사 속에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도시로 “신라 9주의 하나요, 조선 초기 경상감영이 있던 곳으로 […] 문교의 중심지요, […] 인물의 고장이라 불리어 왔다.” 

북쪽과 서쪽으로 소백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상주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지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상주도 농민 문화가 발달된 곳으로 상주 서보가의 일절에 이런 노래가 나온다.

서보 수문만 열어 놓으면

상주 앞 들 수천 두락에 

이 논귀 저 논귀 물이 넘네,

에헤야 열려라 상사디야

에헤야 얼럴러 상사디야

에헤 에루와 좋구 좋다

풍년이로구나. 

상주에는 “소백산맥 줄기에서 뻗어나온 높고 험한 산들이 많아서 기암괴석과 절벽, 폭포들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고장 상주에서도 속리산의 절경이 많이 언급된다. 속리산의 최고봉인 천황봉(해발 1,057m: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 소재)과 문장대(1,054m: 상주시 회북면 장암리 소재)도 상주시에 소재한 명성지이다. 속리산 천왕봉은 “낙동강, 한강, 금강의 분수령이 되며, 암벽으로 첩첩이 쌓였고, 정상은 평평하여 유순한 모습을 보여주어 밖으로는 강하고 안으로는 부드러운” 특징을 나타낸다. 문장대는 해발 1,054m의 산 정상에 50여 명이나 앉을 수 있는 큰 석대이다. 이 문장대의 경관과 아울러 그 석대를 둘러싸고 있는 전망은 정말 아름답다.

상주는 경관만 아름다운 고장이 아니고, 옛부터 학문의 고장이었다. 조선시대에 “서원의 주목적은 향토 교육장으로서의 학문연구”인데, 도남서원(상주시 도남동 175번지)은 “임진왜란이 끝난지 7년째인 서기 1605년(선조 38년)에 […] 서원 건립이 추진되어, 이듬해인 1605년에 세워진 서원이다.” 당시 임진왜란이라는 큰 전쟁을 겪은 이후라 전쟁의 상처가 너무 컸고, 경제적인 상황이 매우 어려웠지만, “흩어진 민심의 수습과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을 위하여” 지역 사람들이 힘을 합하여 도남서원을 건립하였다. 

이 도남서원(道南書院)은 1606년(선조 39)에 세워진 최초의 서원이다. 도남서원은 유교에서 학문적으로 존경하는 동방 5현(포은, 한훤당, 일두, 회재, 퇴계)의 학문을 따르는 서원으로 조선 유도의 정통성이 영남 지역에 있음을 나타내는 서원으로 그 가치를 드러낸다. 서원은 조선시대 최고 학문의 산실이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서원을 통한 학문연구 때문에 서울이나 지방의 학문적 교육 수준이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기에 급제한 사람이 전국에서 골고루 등용되었다. 그런데 “상주는 어느 지방보다도 많은 서당과 서원이 교육 여건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건립되고 운영되어 왔다.” 상주시에 소재하는 도남서원은 조선 시대의 유학의 전통이 포은 정몽주에서 퇴계 이황으로 이어지는 학문 계통을 정립한 서원이다. 그래서 “「영남학맥」(嶺南學脈), 또는 「영남학파」라는 용어”가 이 도남서원에서 유래한 것으로 주장하는 학자들은 도남서원을 “영남수학궁(嶺南首學宮)”으로 일컫는다.

태백에서 발원하여 부산까지 영남 지역의 내륙을 관통하여 흐르는 낙동강은 많은 물줄기를 거느리는 강이다. 문경시 영순면을 마주보고 있는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삼강주막 근처에서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과 봉화군 내성천 그리고 금천이 합류하여 흐르다가 속리산으로부터 흘러내린 강물과 문경새재에서 내려온 물이 합쳐진 영강과 상주시와 문경시 예천군이 접경하는 지역에서 만나게 된다. 이렇게 합쳐진 물이 흐르면서 낙동강 “700리 중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이루는데, 그중에서도 “사벌면 퇴강리와 낙동진 나루터 사이의 구간”은 특히 아름다운 구간이다. 필자는 배위량 길을 순례하면서 그 아름다운 절경에 흠뻑 젖어 피곤한 줄도 잊은 적인 많다. 사벌면 퇴강리와 낙동진 사이에 있는 경천대와 경천섬은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경천대는 상주군 사벌면 삼덕리 낙동강 유역에 놓여 있는 절경인데, “층암 절벽으로 쌓아 올라 봉우리를 이룬 산에는 송림이 둥글게 뭉쳐 구릉을 이루고 있다. 절벽에 붙어서 오랜 세월을 버티어 온 몇 그루의 소나무가 그 절벽 전체의 품위를 높이고 한층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경천대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걸으면서 밑으로 보는 낙동강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경천대 절벽 아래로 흘러간 낙동강이 도남서원 앞에서 상류에서 가져온 흙을 쌓아 퇴적토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경천섬은 낙동강이 만든 진주같은 보배이다. 도남서원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이 만든 경천섬과 어우러진 주위 경관은 매우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든다. 

배재욱 교수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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