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단상] 교목 목사님들과 친하지는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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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신학교 교목으로 38년 있는 동안 졸업한 학생이 2만 명이다. 가끔 버스나 지하철에서 만나면 인사를 한다. 잠시 만나서 몇 마디 피차 근황을 이야기하다가 아쉬워서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다음은 이메일을 주고 받은지 이틀만에 내 이메일에 뜬 그 학생의 소식이다. “김종희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번에 지하철에서 만났던 98회 졸업생 유성진입니다. 목사님을 지하철에서 보게되어 반가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학교이며 미션스쿨인 경신고등학교를 다닌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제가 경신학교를 다니면서 학급 선교부원이라던가 학교 교목 목사님들과 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경신학교의 학생일뿐이었지요. 그러나 어렵고 힘들던 고3때, 저는 예배시간 만큼은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그때만큼 주님과 가까웠던 때가 없던 것 같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였다면 제가 주님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친한 친구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기도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재밌었고 기억에 남을 고등학교 3학년을 마치며 경신이라는 울타리에서 저는 여러 친구들을 만났고,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고요. 저의 종교적 신념의 조그만한 불씨를 태워준 경신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무사히 대학교에 가게 해 주신 주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교목 목사님도 교목 활동을 하시면서 좋은 일 많이 하셔서 하나님 나라 성취의 뜻을 이루길 바랍니다.” 지하철에서 만날 때도 반갑고 기뻤지만 이메일 답을 받으니 오늘도 기쁜 날이다. 담임도 아닌 교목은 성경시간이나 예배시간에 설교를 통해 만날 뿐 수천 명의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도할 수 없는 것이 교목의 바쁜 교육 현장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목의 개별적인 지도를 받지 못하고 3년을 지나간다. 학교에서 선교부원으로 활동을 하지 않아도 특별히 목사의 상담이나 특별한 개인적인 관심이나 개별 접촉이 없었어도 기독교학교의 교육환경과 분위기 자체만으로도 학생들의 신앙이 성숙되고 종교적 신념은 심화되고 성장한다. 매주 1회씩 드리는 잘 준비된 50분간의 정규 예배시간, 매일 아침마다 첫 시간 수업 전에 일찍 와서 자율적으로 학교 안에 마련된 기도실에 가서 기도드리는 학생들의 경건한 모습, 좋은 또래 친구들, 애정과 성심과 열정을 다해서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서 신앙이 심화된다. 우리나라 전국에 400여 개의 기독교학교, 거기서 기독교의 위대한 유산인 복음선교의 종교교육을 받는 60만 학생들은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주님께로 가까이가까이 간다.

기독교학교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고 확실하다. 기독교학교는 복음선교의 황금어장이다. 1969년 학교의 학생선출권과 학부형의 학교선택권을 박탈하는 교육평준화제도가 강행된 이래 여러번의 사학법개정, 특히 최근 개정된 사학법개정은 이사회의 교사임용권을 무력화시키는 등 기독교사학의 설립정신과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같은 위기상황에 1200만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기도할 때마다 기독교학교 학원선교의 정상화를 위해서 기도하시기를 호소한다.

김종희 목사

• 경신 중ㆍ고 전 교목실장 

• 전 서울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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