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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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하면 뉴욕 맨해튼(Manhattan)의 대표적인 랜드마크(landmark: 표시건물)이자 마천루(摩天樓)의 상징으로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촬영되는 건물로도 잘 알려진 이 빌딩은 밤이 되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색조의 타워 조명이 200피트 높이의 첨탑을 밝혀 도시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영화 『킹콩』에서 ‘킹콩’이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는 장면은 나이 드신 분들 사이에 회자(膾炙)되는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든든한 빌딩이 미국 역사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지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1920년대 말, 미국은 ‘높은 실업률, 임금 삭감, 물가 하락, 기업 활동 위축’이라는 4중고(四重苦)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1929년 10월 24일 월스트리트 주가 대폭락을 기점으로 이른바 《경제 대공황》이 찾아왔고 그 여파로 세계 경제가 덩달아 약 10년간 몸살을 앓게 되었습니다. 이때 뉴욕시는 큰 결정을 하게 됩니다. 뉴욕 맨해튼의 중심부에 세계 최초로 10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을 세우기로 한 것입니다. 이 빌딩은 1930년 3월에 착공하여 이듬해 5월에 완공되었는데 총 공사기간이 410일 밖에 걸리지 않은 경이로운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의도 63빌딩의 공사 기간이 5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실업률(失業率)이 높은 상황에서 확실한 일자리를 얻은 노동자들이 고마운 마음에 열심히 일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경제 대공황으로 인해서 임금과 철근 값이 반값으로 떨어져 총 공사비의 20%에 해당하는 1000만 달러(한화 약 110억 원)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빌딩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경제대공황”이라는 절망적 환경 속에서도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얼마든지 위대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마치 쓰레기더미에서도 장미꽃이 피어나듯이 말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이 건물을 102층으로 지었을까?”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The Mayflower)’호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찾아온 위대한 청교도들 102명을 기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In God We Trust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믿는다)”라는 신앙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청교도들의 정신을 “미국의 정신으로, 또 뉴욕의 정신으로” 영원히 기리고자 건물의 층수를 거기에 맞춘 것이었습니다. 

어느덧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3년차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에서 65,000 교회 중에 10,000 교회가 문을 닫게 될 위기를 맞았고 미주에서는 한인교회 다섯 곳 중, 한 곳이 사라졌으며 뉴욕의 퀸즈지역에서는 한인교회를 포함 100교회 이상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대로 1년만 더 밀리면 교회들이 일어나지 못하고 죽는다는 위기감이 교계에 감돌고 있습니다. 영적, 경제적, 정신적 침체의 먹구름이 하늘을 잔뜩 뒤덮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뉴욕 맨해튼 중심에 늠름하게 서있는 저 102층짜리 석조 건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우리 모두에게 소리치고 있습니다. “여러분, 많이 힘드시지요? 하지만 뒤로 물러나지 마세요. 지금이야말로 영적(靈的)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건설하기에 가장 적합한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정신 줄’을 단단히 붙잡고 다시 ‘건설의 삽’을 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말씀으로 땅을 깊이 파고 기도와 찬송으로 ‘영적 건물’을 높이 쌓아 올려야 할 때입니다. 그리하면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안에서 오늘의 ‘총체적 먹구름’이 ‘은혜와 축복의 소나기’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땅에 첫발을 디딘 102명의 “필그림 파더즈(Pilgrim Fathers: 청교도 조상들)”처럼 ‘절대 믿음, 절대 감사’의 신앙으로 무장하여 정신적인 우울감도, 경제적인 침체도 넉넉히 이기고 벗어나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올려드린 글은 뉴욕 《프라미스 교회(Promise Church)》 허연행 목사가 제작한 동영상의 말씀의 내용을 받아 적어 여기에 옮겨드립니다. 허연행 목사의 말씀이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큰 은혜와 위로와 용기가 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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