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기독교 신앙의 키스톤(Keystone)

Google+ LinkedIn Katalk +

건축역사에서 아치(arch)를 고안해내어 건축에 활용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유럽 건축물의 백미로 불리는 고딕 대성당들도 수많은 아치들이 거대한 석조건물을 받쳐주고 있는 것이다. 아치 형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원형 아치 중앙에 종석으로 불리는 키스톤(keystone)이다. 아치형 구조물을 지탱해주고 있는 것은 키스톤이며, 이것을 빼낸다면 그 구조물은 무너져내리고 만다.

기독교 신앙에서 ‘키스톤’에 해당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성경책이다. 성경책이 없다면 기독교는 존립할 수가 없다. 그래서 기독교를 ‘책의 종교’라고 하는 것이다. 성경은 기독교 신앙의 초석이요 기반이요 핵심이다. 기독교 신앙인들은 당연히 성경을 가장 귀한 책, 책 중의 책으로 여긴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많은 신앙인들이 성경을 잘 읽지도 않고,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성껏 성경을 필사도 하고 공부하는 성도들이 있기도 하지만) 미국의 통계 조사이지만, 미국 크리스천들의 성경에 대한 무지는 가히 놀랄 정도이다. 한국교회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종교적 지도자를 ‘랍비’라고 부른다. “나의 선생님”이라는 의미이다. 성경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랍비가 되려면 신학교에 해당하는 예시바(Yeshivah)를 나와야 한다. 예시바 교육의 핵심은 성경(구약)과 탈무드이다. 그래서 랍비가 되면 성경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성경 선생님으로서 역할을 감당한다.

‘랍비’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지도자로서 목사의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는 성경을 가르치고 강해하는 ‘교사’로서의 임무이다. 그런데 문제는 목사들조차도 성경을 깊이 탐구할 시간이 많지 않다.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 교육을 살펴본다. 목사가 되기 위한 신학 교육은 대학 졸업 후 3년 과정으로 되어있다. 3년 동안 신학 공부를 하면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신학’이라는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신학의 기초는 ‘성서 신학’이다. 신약과 구약을 공부하는 것이다. 다음, 역사 신학이 있다. 교회사와 교리사가 이에 속한다. 2천 년의 교회 역사를 공부한다. 교회사와 함께 ‘교리사’도 공부해야 한다. 기독교 교리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으로, 예일대학교의 펠리칸(J. Pelikan) 교수가 집필한 ‘기독교 교리사’는 모두 5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다. 다음 조직신학도 공부한다. 초대교회 교부신학으로부터 어거스틴, 루터, 칼빈, 웨슬리, 칼 바르트 등 현대신학에 이르기까지 공부해야 할 분량이 차고도 넘친다. 또 기독교 윤리학도 빼놓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로서 중요한 실천신학이 있다. 목회학, 설교학, 목회상담학, 선교학 등 목회 현장에서 꼭 필요한 분야들이다. 이 많은 분량의 공부를 하기에 3년이라는 시간은 부족하다. 그래서 여러 분야를 주마간산식으로 대충 공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신학교에서도 성경을 깊이있게 가르치고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히브리어의 알파벳도 모르면서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목사가 된 후에는 목회 일에 쫓기다 보니 성경을 깊이있게 공부할 시간이 없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