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존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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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언어에서 ‘보다’ 라는 타동사는 아주 다양하게 사용되는 말이다. 우리말 사전에서는 이 말의 뜻이 다음과 같이 매우 다양하다. ‘구경하다. 기회를 보다. 체면을 보다. 시험을 보다. 집을 보다. 손자를 보다. 장을 보다’ 등 이토록 ‘보다’라는 말을 여러 상황에서 편리하게 우리 민족은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어느덧 예배에도 ‘보다’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예배보러 간다” “예배본다”라는 말을 예사롭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 사전을 몇 번이고 유심히 분석해도 예배에 ‘보다’라는 말을 사용할 근거가 없다.

사전에 가장 가까운 의미를 추출한다면 ‘일정한 목적으로 만남’을 뜻하는 경우로서 “자네를 보러 가는 길일세”와 같은 예일 것이다. 이러한 예를 가지고 종교의식에 참례한 행위에 해당하는 뜻으로 응용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종교의식 중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는 인간의 마음과 뜻을 최대한 집결하여 드리는 정성이 요구되는 의식이다. 여기에 “친구를 보러가는” 상황과 똑 같이 맞출 수는 없다. 

흔히들 “시험을 본다”라는 말을 가지고 설명하려 한다. 학교의 시험이란 정성을 다하여 진행되는 행사이기에 예배와 같은 상황으로 비교하지만, 사전에서는 이때의 ‘보다’는 “겪어내거나 치르다”의 뜻으로 “시험을 치르다” “잔치를 치르다” “장례를 치르다”와 같이 수고스러운 일을 치르는 뜻임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어떻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장례를 겪어 내거나 치르는 일처럼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제 예배는 성경대로 ‘예배하다’로 표현함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존엄성을 좀더 나타내고자 한다면 ‘예배드리다’는 표현이 더욱 좋을 것 같다.

또한, 한국교회는 어느 나라의 교회보다 모이기를 힘쓰는 교회이다. 예배와 기도회도 한 주일에 여러 차례 있다. 주일 낮을 비롯하여 주일 저녁, 수요일 저녁, 금요일 밤 등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열심은 세계적이다. 

한국교회는 일찍부터 주일 낮 예배는 ‘예배’라 불렀고, 주일 저녁의 모임은 ‘찬양회’라고 하여 찬송을 많이 배우고 부르는 일에 중점을 두면서 은혜를 받았다. 수요일 저녁은 ‘삼일 기도회’라고 하여 누구나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금요일은 ‘오일 기도회’라고 부르면서 각 가정에서 구역예배와 같은 기도회를 지켜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다. 

이상조 장로

<경서노회 은퇴장로회 전회장, 선산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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