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 선교학, 기독교교육학 교수들이 온무리교회를 방문해서, 교회 근처의 식당에 갔습니다.
주문을 받는 분이 내 손님에게 말했습니다. “조 목사님은 최고입니다.” 내 손님이 나에게 물었습니다. “아까 주문받은 분이 온무리교회 교인입니까?” “아닙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분입니다.” 식당에서 나와서 ‘양재 느티나무쉼터’로 차를 마시러 가는데, 골목에서 만난 동네 사람들이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디 가세요?” 내 지인들은 또 다시 질문하지 않았지만 눈이 동그랗게 되었습니다. 골목 안 양재 느티나무 쉼터 카페에 들어갔더니 안에 있던 손님들과 바리스타가 반갑게 인사합니다. 내 지인들이 말합니다. “아니, 무슨 비법이 있길래 시골도 아니고, 서울 그것도 강남에서 이런 일이 가능합니까?”
손님들이 돌아가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슨 비법이 있었을까? 나는 그렇게 외향적인 사람도 아닌데?’ 9년 전 수원에서 양재동으로 왔습니다. 처음 와본 동네, 낯선 동네, 아는 사람도 없는 동네였습니다. 나는 목사라기보다는 동네 사람, 동네 아저씨가 되고 싶었습니다.
온무리교회는 114년 전 양재동에 설립된 교회입니다. 처음엔 양재리교회였다가, 역삼교회로 개명하였고, 1988년에 온무리교회로 개명하였습니다. 한 동네에서 114년된 교회이지만, 동네 사람들은 온무리교회를 생각보다 잘 몰랐고, 그 교회의 담임목사에게 관심을 둘 리가 없었습니다.
동네 사람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인사부터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근 중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인사하러 갔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낯선 사람의 방문에, 그것도 목사의 방문에 좀 놀란 듯하였지만, 반가워하였습니다. 학교에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돕겠다고 하니, 교장 선생님은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양재1동 주민센터에 가서 동장님과 복지팀장님을 만났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반응과 똑같았습니다. 서로 협력할 일이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교회의 구제비 사용했던 것을 보니 대상자를 교회가 정하고 도왔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마음대로 정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복지팀장님과 상의했고, 주민센터에서 원하는 곳에 사용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방과후 공부방이 있는데 거기서 무료로 공부하고 있는 중고등학생들 격려 차원에서 시상품을 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주 흔쾌히 허락했고, 매년 해오고 있습니다. 주민센터에 봉사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교인에게 부탁해서 도움의 손이 되도록 했습니다. 교회에는 좋은 인적 자원이 많아서, 양재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으로 파송을 했습니다.
주민센터에 가서 ‘어느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까?’라고 물으면, 직원들이 ‘온무리교회’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수년 동안 동네 교회, 동네 사람으로 지냈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용선 목사
<온무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