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손양원 목사님께서는 1948년 여순반란사건 때 전도한다는 이유로 총살당해 순교한 동인, 동신 두 아들의 장례예배(1948.10.27.) 중에 다음과 같은 감사의 고백을 하므로 식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여러분, 내 어찌 긴 말의 답사를 드리리요. 내가 아들들의 순교를 접하고 느낀 몇 가지 은혜로운 감사의 조건을 이야기함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을 나오게 했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로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 감사합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일들이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 년간의 눈물로 이루어진 기도의 결정이요, 나의 사랑하는 한센병자 형제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두 아들 장례 행렬의 맨 앞에서 슬픈 기색 없이 다음과 같은 찬송을 불렀다.
“영광일세 영광일세 내가 누릴 영광일세 은혜로 주 낫츨 뵈옵는 것 참 아름다운 영광이로다.”(신편찬송가 248장 가사) 손양원 목사님은 두 아들 장례식 후에 감사헌금 1만 원을 하나님께 드렸다. 당시 손 목사님의 월급이 80원이었으니 어림잡아 10년 치 월급을 드린 것이다. 감사의 계절에 손 목사님을 생각하니 부끄러움뿐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