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의 신앙과 생활을 받쳐주는 두 가지의 책이 있다. 하나는 ‘토라’라고 하는 모세오경이고 또 하나는 ‘탈무드’이다. 토라는 서기관이라고 불리는 기록 전문가가 직접 손으로 쓴 것을 사용한다.
토라를 쓰는 원칙이 몇 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① 토라는 나이든 소가 아닌 어린 송아지 가죽에 써야 한다. ② 토라를 쓴다고 송아지를 죽이면 안 되고, 죽은 송아지 가죽에 써야 한다. ③ 토라를 쓰다가 ‘하나님’이라는 말이 나오면 서기관은 목욕을 하고 와서 그 이름을 기록하여야 한다. ④ 토라를 기록하다가 ‘하나님’ 이름이 나오면 서기관은 사용하던 펜을 버리고 새로운 펜을 꺼내어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써야 한다. ⑤ 서기관이 토라를 기록할 때는 두 명이 지켜보며 잘못 기록하는지를 살펴주어야 한다. ⑥ 토라를 기록할 때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틀리면 해당 페이지를 뜯어내고 처음부터 새로 기록하여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 이외의 단어가 틀릴 경우에는 그 단어만 고쳐 쓴다. ⑦ 토라를 기록할 때는 철필을 사용하면 안 되고 깨끗한 깃털이나 갈대로만 기록하여야 한다. ⑧ 토라를 기록할 때는 천천히 뜻을 생각하면서 기록하여야 한다.
토라는 유대인의 신앙을 지키는 책이었다. 유대인들은 그 토라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생활하면서 여러 문제에 답을 주는 ‘미슈나’가 생겨났다. 토라는 성경이고 미슈나는 생활 규범인 셈이다. 그리고 미슈나를 해석한 ‘게마’라는 해설서도 만들어졌다. 이 게마를 체계있게 정리한 책이 탈무드이다. 탈무드라는 말은 ‘위대한 학문’이라는 뜻이다.
탈무드의 기원에 대하여는 포로기에 에스겔 선지자를 중심으로 모여서 기도하고 토라를 공부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에 학사 에스라가 동참했는데, 이들은 미슈나와 구전으로 내려오던 신앙생활의 규범과 에피소드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를 가지고 토론했는데, 그 내용을 기록한 것이 탈무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탈무드는 후대에도 계속 첨가되어 집대성되었는데, 1886년 지금의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빌뉴스(Vilnius)에서 처음으로 표준 탈무드가 발간되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토라에 해당하는 성경만 있고, 탈무드가 없는 셈이다. 즉 성경은 열심히 믿고 공부하는데, 생활에는 적용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제는 토라보다 한국교회를 위한 탈무드가 만들어져야할 시점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