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 롯의 디아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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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해외에서 20년을 살다가 한국에 입국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종로서점을 찾았습니다. 그 당시 종로서점이 문을 닫은 것과 옆의 교보문고를 찾아가라고 길을 알려준 사람은 다름 아닌 외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TV 방송을 통해 고용주가 이주 여성의 여권을 빼앗아 강제로 일을 시키고 구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픈 소식이었습니다.

우리 민족 역시 오래 전부터 이민을 시작했습니다. 1860년대 두만강의 잦은 범람으로 간도에 이민을 시작으로 1900년대에는 미국과 멕시코,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으로 갔습니다. 1960년대에는 서독으로 광부와 간호사들이, 1980년대에는 미국과 호주로 떠났습니다. 2021년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730만 명의 재외동포가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본국을 떠나 해외에서 많이 사는 민족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많은 나라들이 보편적으로 처음 방문한 우리나라 사람들을 따스하게 대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간 주된 이유는 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따스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잡아 주었고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러기에 낯선 해외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 마침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며, 이 기적은 서울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중국,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을 찾아왔고 1990년대부터는 노총각 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혼 이민자와 영세 및 중소기업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함부로 대하고 가슴 아프게 만드는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두 천사가 소돔에 도착해 성문에 앉아있던 롯을 만납니다. 하나님을 아는 롯은 이 두 천사를 알아보고 집안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런데 부패한 소돔성 사람들은 롯의 집에 외부 손님이 온 것을 알고는 집을 에워싸고 그들을 이끌어 내라 말하며 동성애를 요구합니다. 소돔성에 도착한 두 천사는 배려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자기들의 유희를 위해 이용하겠다는 처사는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이때에 롯은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이 사람들은 내 집에 들어 왔은즉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라”(창19:8)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입니다. “너희도 나그네였음을 기억하여 나그네를 사랑하며 잘 대접하라.”(신10:19) 이러한 자세가 디아코니아의 마음입니다. 성서는 모든 성도들을 나그네라 부릅니다. 나그네 된 우리들은 나그네가 되어 이 땅을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살피고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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