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목사 삼대(三代)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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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의 가업(家業)을 《할아버지-아들-손자》 이렇게 3대(三代)가 잇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일반 회사’라면 모르겠거니와 ‘가업’을 잇기 위해 특별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거나 다년간의 수학(修學)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그런 ‘가업’이라면 정말로 용이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예컨대, 목사 3대나, 선교사 3대, 교수 3대, 장로 3대, 의사 3대, 교사 3대, 장인(匠人) 3대 등의 가업을 잇는 일은 가문(家門)의 영광이 되리라고 본다. 

나는 청년 시절, 서울 성북구 삼선동 5가에 소재(所在)한 기장(基長) “성암(城岩)교회”에 출석했었는데 당시 담임은 이영찬(李英燦, 1924~2002) 목사님이었다. 그는 한신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목회상담(Pastoral Counseling)’을 전공하였고 목회하는 한편, 그의 모교인 한신대학에도 출강하였으며 훗날 그는 ‘기장 총회장’을 역임하였다. 

당시 고등학교 현직 영어교사로 일하던 나는 담임목사님의 권유로 중고등부 총무교사로 봉사하게 되었는데 당시 한신대학의 유능한 신학생들이 중고등부 ‘교사팀’에 합류하였다. 당시 교사로 활동하던 인물 중에는 이수중앙교회 담임으로 훗날 ‘기장 총회장’을 역임한 박원근(1946~ ) 목사,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기장 총회선교교육원장’을 역임한 김원배(1946~ ) 목사. 한신대학의 수재로 알려진 고(故) 진연섭 목사 등이 기억에 남아있다. 나는 유학차, 도미(渡美)하던 80년대 초까지 약 15, 6년간 성암교회에 출석하였다.  

이영찬 담임목사님은 조부이신 제1대 이성국(李成國, 1886~1966) 목사님을 모시고 사셨는데 조부께서 임종 직전, 하나님께 드리신 마지막 기도의 음성을 구형(舊形) 릴(Reel) 녹음기에 담아서 대예배시간에 들려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노(老)목사님께서 마지막 기도를 드리시면서 힘겹게 한 마디 말씀하시고 나서 한참동안 숨을 몰아쉬신 다음 다시 힘겹게 한 마디 말씀하시던 목사님의 음성이 마치 노목사님께서 주님의 손을 붙잡고 한 걸음 한 걸음 천국 문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는 장면을 연상케 했었다. 

제1대 이성국 목사님은 평남 덕천 출생으로 보성소학교 교원, 장로교회 영수(領袖)의 직임을 맡았으며 평양신학교를 10회로 졸업하였다. 평양노회에서 목사 안수 후, 남창교회를 비롯 7개 교회의 담임을 하였으며 예장 동만노회 노회장을 역임하였다. 경남 마산시 신마산교회 담임목사를 끝으로 72세에 은퇴하였다.

제2대 이선용(李善用, 1906~1950) 목사님은 평양신학교 1년을 수료한 후, 다시 숭실전문 농학과에 입학하여 1회 졸업생이 되었다, 일본 동경에 유학, 잇치신학교(一致神學校)에서 2년을 수료하고 귀국 후, 서울의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 3학년에 편입학하여 1회로 졸업하였다. 함북노회에서 목사 임직을 받고, 함북 온성장로교회를 담임하였으며 월남 후, 전남 구례 중앙교회 담임으로 시무 중,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그해 12월, 지리산 속에서 암약(暗躍)하던 공비(共匪)에 의해 여러 명의 기독교인들과 함께 순교 당하였다. 

제3대 이영찬 목사님의 장남 이원일(李元一, 1960~ ) 가톨릭의대 교수는 의사가 된 이후로 가업을 잇기 위해 집에서 거리가 가까운 감리교 신대원에서 신학을 전공하였으며 목사 안수는 받지 않고 네팔에 선교사로 가서 슈바이처처럼 의료와 선교를 겸한 활동을 계획하고 추진하였으나 네팔의 정치상황이 혼란스러워진데다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원일 선생은 1985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을 거쳐 2019년부터 “푸르메 재활센터장”을 역임했다. 《푸르메 재활센터》는 2023년 1월 2일부로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으로 새로 태어나게 되는데 푸르메재단은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초대(初代) 병원장에 이원일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를 임명하였다. 이원일 병원장은 “지역사회 장애인 정책에도 적극 참여하며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으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원일 원장의 증조부 제1대 이성국 목사로부터 시작하여 조부 제2대 이선용 목사, 부친 제3대 이영찬 목사로 이어진 “목사 3대의 성업(聖業)”이 다시 이원일 원장으로 이어져 영광스런 열매를 더욱 풍성하게 맺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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