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사람의 목숨은 천하를 주고도 바꿀수 없다고 했다. 생명은 참으로 고귀한 것이다. 그런데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로 잡혀간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군이 경찰의 물고문 끝에 숨졌다. 꿈이 새파란 한 젊은이를 수사관들이 죽였다.
이 엄청난 대학생 치사사건을 국민 앞에 밝힌 당시 치안본부장 (현 경찰청장) 강민창(1933-2018)은 조사관이 “책상을 탁치니 억 하고 죽었다” 발표했다. 쇼크사로 죽었다는 것이다. 1월 19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언론에 밝힌 것이다. 국민의 분노가 하늘로 치솟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들이 “목 부위 압박의 질식사”라고 소견을 밝혔으나 강민창은 뻔뻔스런 거짓말을 했다. 곧 거짓은 탄로나서 강민창은 쇠고랑을 찼다. 한 때 6.25전쟁에 참여하고 휴전 이후 경찰에 투신해서 신군부 정권에서 1986년도 치안본부장까지 영전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거짓의 아비가 마귀인 줄 모르고 독재 군사정부 시녀가 되어 박종철 열사 조사중에 물고문치사사건을 일으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자신도 직무유기 직권남용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옥살이를 했다.
2018년 7월 6일 85세로 강민창은 박종철 물고문치사사건에 거짓 사인을 밝힌 죄를 남기고 사망했다. 박종철 열사의 죽음은 군사정권에서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어 민주화의 승리를 가져왔다. 사람은 살아가노라면 때로는 부득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삶의 평화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거짓도 있을 수 있다. 심청이는 아버지의 걱정을 보살피느라 남경장수 뱃사람들에 자기 몸을 팔아 공양미 3백석을 절에 시주하기로 해놓고 장승상댁 수양딸로 가게 되어 공양미 3백석을 구했다고 만고효녀의 하얀 거짓말을 했다. 심청의 참말같은 효녀의 거짓말은 심봉사가 눈을 뜨는 행복의 기쁨을 맞는다. 남에게 손해를 끼치며 자기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거짓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거짓말을 하고도 양심 가책도 없는 철면피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활개치고 다닌다.
이런 거짓무리는 하나님이 심판하실 것이다. 애국가를 지은 순국애국자 도산 안창호는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는 말씀을 우리에게 남겨주셨다. 겨레의 거짓이 나라를 망치는 것이다. 나라를 팔고 거짓으로 일제의 앞잡이가 된 매국노 이완용은 결국 경술국치로 나라를 망치게 했다. 어찌 이완용 뿐이겠는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법조 등 많은 분야의 거짓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다. 잠언 12장 18절 말씀은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눈 깜짝일 동안만 있을 뿐이니라”라고 말해 거짓의 생명은 눈깜짝할 동안의 순간으로 짧게 말하고 있다. 거짓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는 것이다. 거짓은 곧 탄로나고 그 댓가를 받게 된다. 시편 5편 6절에 “거짓말하는 자는 멸하시리이다”라고 말씀하고 있다. 거짓말하는 자의 생명은 곧 멸망한다고 성경은 경고하고 있다.
거짓말은 가정에도 사회에도 나라에도 없어야 한다. 부모 자식간에 사회 이웃간에나라의 공직자들이 거짓을 행하면 가정도 사회도 나라도 어둠이 사람들의 삶의 길을 잃게 한다. 나라의 운명이 위기로 흐르게 된다. 도산 안창호는 거짓말 했으면 꿈에라도 통회하라 했다. 한국 사람의 말은 양심의 보중수표가 되자고 했다. 박종철 열사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쇼크로 죽었다”는 치안본부장 강민창 같은 나라의 거짓말은 없어야 하겠다. 그 거짓말은 곧 탄로되어 국민의 심판을 받던 교훈이 오늘도 우리의 거울이 되어 있다.
오동춘 장로
[화성교회 원로 문학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