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탁구로 인생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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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두 번째 주일이면 부산하게 움직이는 부서가 있다. 교회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면 2층 식당의 식탁과 의자를 한 쪽으로 몰아붙이고 친교실에 보관중인 탁구대를 식당에 설치해서 임시 탁구장으로 변한다. 제가 봉덕교회에 처음 부임하게 되면서부터 몇몇 분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부터 탁구로 친교도 하고 복음사역을 감당하고자 탁구 선교회로 발전하게 되었고 지역의 교회들과 함께 탁구로 친교를 하고 있다. 탁구는 높이 76센티, 가로 274센티, 세로 152.5센티의 테이블을 펼쳐놓고 두 사람이 혹은 네 사람이 하는 경기이다. 탁구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상대가 있어 상대와 공을 주고받으며 운동할 수 있는 경기이다.  

첫째, 탁구의 효과는 탁구공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틀어지고 단절되었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제 우리로 화목하게 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또한 즐거워하느니라” (롬 5:11) 탁구를 통한 관계의 회복과 화목의 대표적인 사례는 냉전의 상징이었던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계기가 된 1971년 4월 냉전의 두 나라가 탁구를 통해 우호적인 접근을 시작해 닉슨의 베이징 방문으로 72년 2월에 미·중 수교가 실현된 이른바 핑퐁외교이다. 탁구를 통해 두 나라의 관계가 회복된 것이다. 둘째, 탁구는 공개의 원칙이 있다. 탁구경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서브를 넣을 때에는 손바닥 위에 공을 놓고 상대가 볼 수 있도록 15센티 이상 던져 올려서 서브를 넣어야 한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눅 12:2) 무슨 일이든지 비밀리에 진행해야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알 수 있도록 행해야 함을 배울 수 있다. 셋째, 탁구는 평등의 원칙이 있다. 다른 구기종목은 득점했을 경우 그 팀이 계속 서브를 넣으며 잘하는 사람이 독점하는 경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탁구는 득점을 누가 했든지 두 번씩 서브를 넣게 되어 있다. 그리고 복식을 할 경우에는 잘하든 못하든 반드시 한 번씩 공을 치게 되어 있다. 교회의 일도 특별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고 모든 성도들이 골고루 할 때 하나님께서 합력해 선을 이루신다. 넷째, 탁구는 약자 보호의 원리가 있다. “약한 자를 그가 약하다고 탈취하지 말며 곤고한 자를 성문에서 압제하지 말라”(잠 22:22) 탁구는 경기를 하게 될 때에 상대의 실력에 따라 핸디(상대에게 미리 점수)를 준다. 똑같은 상황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하수에게는 미리 정해진 점수를 주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약자에 대한 배려인 것이다. 모두가 똑같은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약자가 있다. 그러한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미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원리이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말씀처럼 탁구에서 서로 공을 주고받는 랠리를 하게 되는데 랠리를 할 때 내가 공을 주는 대로 공이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내가 공을 나쁘게 주면 나쁘게 돌아오고 좋게 주면 좋게 돌아온다. 내가 어떻게 행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풀고 나누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여섯째, 인내와 겸손의 원리이다.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히 10:36) 공이 올 때 타구점을 잡아야 하는데 너무 서두르게 되면 공을 제대로 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자세를 낮추고 공의 최고점에 이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확하게 타구해야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공을 정확하게 치기 위해서는 자세를 낮추고 기다려야 하듯이 어떤 일이든지 겸손하게 조급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가 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탁구를 통해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시간에 맞추어 겸손하게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해야 함을 깨닫게 되어 타인을 나 아닌 나로 대하게 된다. 

강정식 목사

<봉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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